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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연비 합격' 아이오닉, 헤드룸·마감재는 개선점

기사승인 [2016-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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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0 아이오닉 주행 (사진3)
20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 파주 헤이리까지 왕복 90㎞의 구간을 시승했다. / 사진=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강태윤 기자 =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은 과연 효율성에서 고유한 이점을 발휘할까?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다. 양산차를 개조한 일반 하이브리드와는 뭔가 다르리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친환경 전용 플랫폼,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 후드와 테일게이트 등에 적용한 알루미늄 소재, 범고래에서 영감을 얻은 유선형의 외관 등 전용 모델만의 특별한 요소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특징은 22.4㎞/ℓ에 달하는 공인연비(15인치 타이어 기준)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1위인 도요타 프리우스를 뛰어넘기 위해 연비 향상에 공을 들였다. 아이오닉을 구매한 소비자들도 가격(24%) 다음으로 연비(20%)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 파주 헤이리까지 왕복 90㎞에 걸쳐 Q트림 모델(17인치 타이어)을 시승했다. Q트림은 I·I+·N·N+·Q의 5가지 트림 중 최고사양이다. 가격은 세제 혜택 후 기준 2755만원이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만큼 시승의 초점을 연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에 맞췄다.

첫번째 구간인 시내에선 전기차(EV) 모드로 저속주행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조용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 제동 시스템이 에너지 활용률을 높인다. 연비는 23㎞/ℓ가 넘었다.

강변북로를 지나 자유로에 접어들어 속도를 올렸다. 가속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이날 현대차는 시승에 참여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비왕 선발대회를 개최했지만 개의치 않고 실제 주행 상황 연비를 확인하기로 했다. 시속 80~100㎞의 고속 주행에서도 20㎞/ℓ 가 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차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주행성능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는 현대차의 주장도 맞는지 살폈다. 6단 DCT의 변속감은 무난했다. 저중심 설계 효과로 급회전 구간에서도 핸들링은 안정적이었다. 전체적인 주행 느낌은 아반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내 구간에서는 과속방지턱이 잇따랐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노면의 충격을 분산해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뒷좌석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175㎝의 보통키였지만 연신 머리를 천장에 부딪혔다. 배터리를 트렁크 공간에 배치한 다른 하이브리드 차와 달리 뒷좌석 아래에 배터리가 있어서 시트 포지션이 높기 때문이다. 키 큰 성인 남자가 오랜 시간 뒷좌석에 앉아 가기는 무리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시승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하니 21.7㎞/ℓ가 나왔다. 정속주행 등 연비를 높이기 위한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공인연비 20.2㎞/ℓ(17인치 타이어 기준)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현대차의 장점은 가격 대비 성능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도 프리우스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치중했다. 아이오닉의 가격은 2295만~2755만원이다. 4세대 프리우스가 현재 판매되는 3세대 모델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아이오닉은 프리우스보다 600만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시트와 대시보드 등을 감싼 플라스틱의 품질감과 색상은 아쉬운 대목이다. 수준에 못 미친다.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를 생각하면 인테리어 품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