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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현대·기아차…글로벌 판매 813만대 '빨간불'

기사승인 [2016-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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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강태윤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대내외 악재로 인해 2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을 견인한 내수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경기 침체, 부진했던 해외 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올해 초 글로벌 판매 목표로 제시한 813만대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월평균 71만3000여대를 팔아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판매대수가 68만1600여대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마다 목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던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2014년 ‘800만대 판매 시대’를 연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20만대의 글로벌 판매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중국·브라질·러시아 등 신흥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실제 판매는 당초 목표보다 19만대 적은 801만대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 14.1%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5%→3.5%) 연장 조치 등에 힘입은 결과다. 따라서 하반기엔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이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것도 내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조의 5년 연속 파업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노조는 19일 시작해 22일까지 4일 연속 파업을 실시한다. 파업으로 2012년 8만2088대, 2013년 5만191대, 2014년 4만2200대 등의 생산 차질을 빚은 현대차로선 올해도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전면 파업을 할 경우 하루 평균 7000여대의 생산 차질이 생긴다는 게 전문가의 추산이다.

올해 상반기 각각 1.8%, 8.2% 감소했던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판매는 유럽과 중국 관련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상반기 9%대 성장률을 기록한 유럽 시장은 브렉시트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하반기에 0.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5~6월 회복세를 나타낸 중국 시장은 사드 배치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80만8187대로 전년 동기(81만3386대)보다 다소 줄었다. 하반기 베르나(현대차)·K2(기아차) 등 소형 신차로 판매량 증대를 꾀하던 양사는 현지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고급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친환경차로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글로벌 생산량을 확대하고 소형 SUV를 주요 지역에 신규 투입한다. 인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 크레타 판매를 러시아·브라질 등으로 확대한다.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는 유럽·미국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글로벌 론칭도 본격화한다. 3분기 미국에서 G90(국내명 EQ900)·G80, 연내 중동에 G90를 판매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도 강화한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일렉트릭(미국·유럽)·니로 하이브리드(미국·유럽·중국)·K5 하이브리드(미국)·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미국·유럽) 등을 차례로 출시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대내외 경영환경 여건이 어렵지만 신차 출시와 마케팅 활동 강화 등으로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