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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중 동시파업…위기 속 복병 만난 산업계

기사승인 [2016-07-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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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파업' 현대차·현대중 노조
‘동 19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현대차·현대중 노조가 동시파업에 대한 공동입장을 밝히고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제공=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강태윤 기자 =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23년 만의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양사의 연대 파업은 1993년 현대그룹총연맹(현총련) 공동파업 이후 처음이다. 국내 자동차·조선산업을 각각 대표하는 양사 노조의 파업은 산업계 전반까지 파장이 우려된다.

수익성 악화·수출 부진 등의 악재로 허덕이고 있는 산업계로선 ‘파업’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 특히 조선업계는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 작업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오전 10시 현대차·현대중 노조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과 재벌개혁을 위해 파업을 한다”며 “현대중 노조는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이 불성실한 데다 조선산업 구조조정 저지가 파업의 이유”라고 밝혔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백형록 현대중 노조위원장은 “연대파업과 동시파업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언제든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는 22일까지 4일 연속, 현대중 노조는 19·20·22일 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20일엔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태화강 둔치에서 개최하는 울산노동자대회에 공동 참가한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1조 근무자(1만5000여명)와 2조 근무자(1만3000여명)가 각각 2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인다. 노조가 하루 총 4시간 파업하면 400억원 이상(자동차 2000대분)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현대차의 분석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조합원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분한 대화 없이 관행적으로 파업하는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며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막대한 규모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2년부터 5년 연속 노조의 파업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설비지원사업 부문 노조(700여명)가 3시간 파업한다. 이날 파업은 전체 1만5000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극소수만 참여하기 때문에 별다른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임금 9만6712원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등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대중 관계자는 “조선업 위기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파업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지금은 파업을 할 때가 아니라 노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까지 자회사·부동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이 포함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