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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소형 SUV '코나' 성공 여부… '노사 합의'가 마지막 열쇠

기사승인 [2017-05-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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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8 (사진) 현대차 소형 SUV '코나' 티저 이미지 추가 공개
현대차 소형 SUV ‘코나’ 티저 이미지./제공 = 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자사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울산공장 생산을 앞둔 가운데 인건비 등 협의 과정에서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사측은 자동화 비율이 높아진 만큼 인원을 줄이자고 요구한 반면 노조는 신차이기 때문에 인력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코나의 생산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미국 수출용 엑센트를 멕시코 공장으로 전환한 것처럼 수출 물량을 해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다음달부터 울산 1공장에서 생산하던 미국 수출용 엑센트 물량을 멕시코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향후 국내공장에서 생산되는 엑센트는 내수용과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수출용으로 출고되며, 지난해 기준 8만여대의 엑센트 미국 수출분 공백을 코나가 대체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SUV 인기가 지속되고 있어 코나의 생산량이 엑센트를 앞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나 생산이 예정된 울산 1공장에서는 현재 엑센트·벨로스터 등 총 27만대를 제조하고 있다. 현대차가 국내공장에서 소형차를 생산하는 것은 경차 아토스(1997~2002년)와 엑센트(1994~2007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해외공장에 비해 인건비가 많이 드는 국내 환경을 고려해 수익이 비교적 높은 준중형 이상의 신차를 국내공장에서 생산해왔다.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중국 등 주요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글로벌 SUV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로 코나를 꺼내 들면서 국내 양산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가시화됐다. 이를 위해 현대차 노사는 코나 생산에 투입할 인원과 그에 따른 비용, 코나의 잠재 판매량을 반영한 기존 생산 차량의 물량 감축 등을 협의하고 있다.

코나 양산체제 구축 과정에서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부분은 공정 투입 인원에 따른 비용 문제다. 사측은 모듈(부품을 하나의 큰 조립 단위로 결합해 놓은 것) 비중과 공장의 자동화 비율이 높아진 만큼 인원 감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소형 신차의 경우 작업 과정이 다단화될 수 있으므로 인력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나 생산이 국내공장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건비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현대차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글로벌 전략 모델인 코나의 수출 물량을 해외로 돌릴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생산 인력의 임금 문제를 고려해 엑센트 생산기지를 멕시코로 이전했던 것처럼 코나의 일부 생산 라인을 해외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처럼 소형 승용차의 해외공장 생산 비율이 늘어나게 되면 국내 생산량이 줄어 국내 일자리 보장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임금·단체 협상뿐만아니라 그룹사 공동교섭, 노조의 새 집행부 선거 등을 앞둔 가운데 이번 협의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9월 전에 노조와의 교섭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 간 교섭이 장기화될 경우 신차의 생산·판매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코나는 물론 올해 하반기 출시될 ‘G70’ 역시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공장의 생산 안정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나 국내 생산체제 구축을 두고 현대차 노사 간 협의 과정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지느냐가 향후 현대차의 국내 생산량은 물론 국내 자동차 업체 노사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