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일본산 디젤 SUV의 진가를 보여주마…인피니티 QX70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 강력한 힘 돋보여

기사승인 [2014-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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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디젤 차량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디젤차=유럽차’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유럽 브랜드를 제외한 미국 및 일본 업체들은 디젤차에 출시에 소극적이었다. 

따라서 일본 브랜드 중 가장 적극적으로 국내에 디젤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많은 운전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 첫 번째로 출시된 일본 디젤 차량인 인피니티 QX70(구 FX30d)를 시승해봤다.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X70의 외관은 독특하다.

다소 뭉툭하고 높은 자체 등을 특징으로 하는 일반적인 SUV와는 확실히 다르다. 낮고 긴 외관으로 인해 QX70을 멀리서 보면 스포츠 세단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이 차는 최적의 무게 배분(앞 뒤 50:50)을 위해 앞부분은 길게 튀어나온 동시에 전체적인 차체는 뒤로 쏠린 듯한 외관을 구축했다.
이 같은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공격적이고 위협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제작사는 스포츠 쿠페를 베이스로 이 차의 디자인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차별화된 SUV를 생산하려는 회사측의 전략은 어쨌든 성공한 셈이다.

QX70에는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56.1 kg.m의 3.0ℓ 힘을 발휘하는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수치상으로는 압도적이다. 특히 저속에서 급하게 속도를 낼 때의 힘은 발군적이다. 

출발과 동시에 엔진의 힘 대부분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여느 가솔린 세단 차량과 비교해도 민첩성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승 중 눈이 많이 쌓인 급격한 오르막길을 오를 기회가 있었다. 먼저 간 차량이 다소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차는 저속 RPM(엔진의 분당회전 속도) 구간에서도 전혀 거리낌이 올라갔다. 디젤엔진의 4륜구동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차에는 초경량 알루미늄 스포츠 브레이크 킷과 후륜을 기본으로 하는 아테사의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평상시에는 승차감을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토록 한 셈이다.

QX70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지원하는 실용성도 갖췄다. 2885mm에 달하는 앞바퀴와 뒷바퀴간 거리는 성인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과 골프백 4개를 적재할 수 있는 동급 최대의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7인승으로 나왔어도 충분했을 정도의 공간이다. 
버튼을 이용하는 자동 트렁크 개폐기능을 적용해, 여성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차의 특징이다.

여기에 충격 에너지를 분산시켜서 탑승자를 보호하는 바디구조와 후발 충돌 시, 위와 앞으로 이동해 머리 부분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키고, 경추 부분의 상해를 감소시켜주는 액티브 헤드 레스트, 6개의 에어백도 장착됐다.

공인연비는 리터 당 9.5km를 갈 수 있지만 자유로 등 고속 구간을 주로 달려서인지는 몰라도 실제 운전 중에는 공인연비보다 조금 높은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QX70의 엔진은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7단 트랜스미션을 조합해 휘발유 모델 대비 연료 효율을 약 30% 개선했다”고 밝혔다.

요즘 나오는 디젤차에 비해 연비 효율성은 낮은 편이지만 차의 크기와 무게 등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높지 않은 수준이다. 가격은 7860만원.

앞서 밝혔듯이 일반 SUV와는 다르게 앞으로 쭉 뻗어나간 차체로 인해 운전과 좁은 주차공간에서는 다소 불편함이 따른다는 것은 이 차의 약점으로 꼽고 싶다.

하지만 스포츠카의 외형과 강력한 성능의 SUV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 차를 주저 없이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