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미칠듯한 강인함을 보여라, 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

*험로주행 인상적, 다양한 기능으로 도심운전도 쉽게

기사승인 [2014-01-21 06:14]

  • 확대
  • 축소
  • 인쇄
  • facebook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점으로 탁 트인 시야와 일반 세단보다 높은 운전 시점을 꼽는 소비자들도 꽤 있다. 이처럼 운전이 쉽다는 이유로 레저·아웃도어 활동을 하지 않음지만 SUV를 구입하는 운전자들도 존재한다.

크라이슬러 ‘지프(Jeep)’ 브랜드의 뉴 그랜드 체로키는 SUV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이 쉬운 차량은 아니다. 오히려 큰 덩치 때문에 일반 SUV처럼 운전하기를 기대했다가는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뉴 그랜드 체로키는 “차체가 일반차보다 크다”는 불편함도 ‘존재감’으로 승화시키는 이상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무엇 때문일까.

뉴 그랜드 체로키는 멀리서도 즉시 알아볼 수 있는 외관이 특징이다.

전 모델에 비해 전면 그릴의 수직 방향 길이는 짧아졌으며, 헤드램프는 더욱 슬림해졌다. 

여기에 전면 하단 범퍼가 약간 높아지고 안개등이 더욱 날렵해지면서 강인하지만 스마트한 인상이 더해졌다.


이 차의 존재감은 운전해보면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법.

시승에 사용된 차량인 ‘뉴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 3.0ℓ 디젤’에 몸을 실었다.

이 차에는 최고 241마력, 최대토크 56.0kg.m의 3.0ℓ V6 터보 디젤 엔진과 신형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스펙 하나만으로도 ‘괴물’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우선 뉴 그랜드 체로키는 가속 페달을 처음 밟았을 때와 어느 정도 속도가 붙었을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초반 저속에서의 상황이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소를 모는 것과 같다면, 고속에서의 상황은 마치 잘 조련된 경주마에 올라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속도가 붙을수록 보다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은 이차의 장점으로 주저 없이 꼽고 싶다.

뉴 그랜드 체로키의 백미로 꼽고 싶은 점은 험로 주행이다. 이 차에는 ‘쿼드라 드라이브 II 4륜구동(4WD)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한 바퀴만 땅에 닿아 있어도 해당 바퀴에 힘을 100% 전달하는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전할 수 있는 뉴 그랜드 체로키만의 파워풀한 기능을 말한다. 즉 한 바퀴만 닿아있다면 어떠한 상황도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노면 상황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 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도 탑재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모래·진흙·눈·바위 등의 주행 여건을 맞춘 상태로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시승 중 자갈길과 비포장도로를 운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차체의 높이를 알아서 조절, 노면 충격이 크게 줄어드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뉴 그랜드 체로키가 이처럼 오프로드에서만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차에는 사이드미러만으로 잘 보이지 않는 후방 차량을 램프나 소리 등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BSM)을 탑재했다.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편의 기능으로 인해 주중 출퇴근 시간도 보다 편안하게 운전을 할 수 있다.

연비도 만족스러웠다. 뉴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 디젤 모델의 공인 연비는 11.7km/ℓ였으며, 실제 운전에서도 공인연비와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다만 가끔 현 위치를 다시 설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내비게이션은 옥에 티로 남았다.

이 차의 가격은 6890만~7790만원. 주중에는 신사의 모습으로 비즈니스를 하다가 주말이 되면 거침없이 야성을 표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차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