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뚝배기 같은 우직함, 푸조 508 SW

* 연비 좋고 넓은 선루프 매력…묵직한 핸들은 불편해

기사승인 [2013-09-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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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SW Allure /제공=한불모터스


아시아투데이 이정필 기자 = “세단이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야? 힘 좀 쓰게 생겼는데.”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508의 왜건 타입인 508 SW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이다.

차량 앞부분부터 중간까지는 분명 매끈한 세단인데 뒷부분은 두툼한 SUV를 닮아있다.

직접 운전해보니 외관은 물론 성능 면에서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접목시키려 한 푸조의 의도가 전해졌다. 실내 공간은 중형차 수준이다.

스티치 처리를 한 운전석과 보조석의 가죽 시트는 탑승자의 체형에 맞게 높이와 거리, 기울기 등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에도 따로 에어컨이 달려 탑승자마다 개별적으로 온도와 바람세기 등을 맞출 수 있게 했다.

널찍한 트렁크는 4인 가족이 모두 타고 짐을 실어도 남을 만큼 충분해 여행이나 캠핑을 갈 때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공간은 660로 뒷좌석을 접으면 1865까지 확대된다.

내장형 3D 내비게이션은 사용하기 편리했지만, 그 바로 아래 설치된 컵홀더는 음료를 끼우면 내비게이션 화면을 가린다는 문제가 생겼다.

스타트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니 운전대 앞에 작고 투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고개를 들었다.

계기판에서는 일반적인 속도바늘과 분당 엔진 회전 수(RPM), 연료량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숫자로 주행속도가 표기돼 운전을 돕는다.

이 차의 핸들은 묵직하다. 성인 남성이 한 손으로 돌리기에 버거울 정도다. 물리적으로 힘이 달리는 여성 운전자가 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4.8m에 달하는 긴 차체에도 불구하고 후방 카메라는 없고 센서만 달려있는 점은 묵직한 핸들과 더해 주차에 애를 먹이는 요인이다.

연비는 만족스러웠다. 무게와 속도 등 주행 조건을 달리하며 서울과 경기도 일대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랫동안 달렸음에도 안정적인 연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14.8km/ℓ, 공차중량은 1660kg이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의 응답성은 다소 느린 편이지만, 한 번 가속도가 붙고 나면 밟는 대로 힘 있게 따라줬다.

디젤 엔진인 만큼 어느 정도의 소음과 진동이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준수한 연비와 함께 이 차의 매력을 꼽으라면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루프를 들 수 있다.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천장을 모두 열면 통유리 너머 확 트인 하늘이 마주한다.

비오는 날 시트를 뒤로 젖히고 누우니 빗방울이 다가오는 모습과 유리에 부딪히는 소리가 생생했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오토캠핑장에서 별을 보며 담소를 나누기에도 좋을 듯하다. 다만 유리가 열리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163마력의 힘을 내는 2.0 HDi 엔진이 탑재된 푸조 508 SW Allure(알뤼르)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4890만원이다.

푸조 508 SW 실내 및 파노라믹 글라스루프

푸조 508 SW 주행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