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쉐보레 스파크EV “전기차가 불안해? 진가를 보여줄께”

*다소 높은 가격 걸림돌, 회사 “성능과 경제성으로 충분히 상쇄”

기사승인 [2013-09-0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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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전기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술의 발전이 벌써 전기로 차를 움직이게 됐나?”는 감탄 섞인 반응과 “전기차라고 해봤자 별거 있겠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아직까지 대한민국 운전자들이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후자에 가깝다. 전기차 모델은 많지 않고, 충전소도 찾아볼 수 없는데다 다닐 수 있는 도로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파크EV의 시승은 전기차가 기존차량을 얼마만큼 따라갈 수 있을지, 아울러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를 보일지에 초점을 맞췄다.

시승은 한국지엠의 주행시험장인 ‘인천 청라 푸르빙 그라운드’에서 이뤄졌다.

스파크EV의 외관은 기존 휘발유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엔진이 없어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막혀있고 배기구가 없는 뒷모습이 한 눈에 전기차임을 알아 볼 수 있게 했다.

내부 역시 휘발유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좌석은 성인 남성이 넓게 앉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돌출돼있는 계기판에는 최고 속도를 디지털 숫자로 나타내주는 동시에 전기충전상태와 주행가능 거리 등을 알 수 있게 했다. 기존 차량보다 깔끔한 정보 표시가 인상적이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계기판 모니터에 신호가 걸렸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별다른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차량은 최고출력이 143마력. 휘발유를 사용하는 스파크S의 최고출력 75마력보다 수치상으로는 두 배에 가깝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견줘도 꿀리지 않는 힘이다.

주행시험장을 들어가 가속페달을 최대한 밟았다. 성인 남성 2명이 타고 에어컨까지 틀어놨음에도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출발에서부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경차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8.5초. 그만큼 순간 가속력은 뛰어나다. 이는 엔진에 따른 RPM(분당회전수)이라는 개념이 없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만 시승코스에 급격한 오르막길이 없는 부분은 아쉬웠다.

주행 중 가속 폐달을 과감히 밟으니 148km/h까지 쉽게 올라갔지만 그 이상은 회사측이 설정한 ‘속도 제한’으로 인해 더 이상 올라가지는 않았다.

전기차는 ‘힘이 딸리고 속도 역시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성능에서는 결코 모자라지 않았다.

고속에서도 차가 흔들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급회전 구간에서도 차가 쏠림 없이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줬다.

이 차의 판매 가격은 3990만원(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받을 시 1700만원). 기아차의 ‘레이EV’와 르노삼성 ‘SM3 Z.E’의 중간이지만, 경차인 만큼 소비자는 다른 전기차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지엠은 스파크EV의 힘과 이 이를 충분히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스파크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35km로 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길다.

회사에 따르면 스파크EV를 1년 1만5000km 씩 7년을 운전하면 가솔린 경차 대비 총 1208만원의 연료비 절감을 할 수 있다. 스파크EV는 오는 10월 초 공식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