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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정숙성·안전성 다 잡았다"…쉐보레 간판 SUV 이쿼녹스 타보니

기사승인 [2018-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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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제공 = 한국지엠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이자 쉐보레의 간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가 국내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이쿼녹스는 2004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200만대가 팔린 중형 SUV로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라브4’, 혼다 ‘CR-V’, 닛산 ‘로그’ 등 모델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29만대가 팔리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3세대 이쿼녹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시승 결과 이쿼녹스의 강점은 탄탄한 주행성능과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이었다. 이쿼녹스가 국내 중형 SUV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싼타페·쏘렌토·QM6와의 경쟁을 뚫고 한국지엠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이쿼녹스를 타고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출발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카페 소솜을 왕복하는 9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어 익스클루시브 AWD(사륜구동) 모델이었다.

이쿼녹스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650mm·1845mm·1690mm로 싼타페·쏘렌토보다는 작고 투싼·스포티지보다는 크다. 덩치로만 보면 QM6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면부는 쉐보레의 디자인 언어인 듀얼 포트 그릴과 날렵한 디자인의 LED 헤드램프를 적용해 매끈한 인상을 연출했다. 특이한 점은 동급 최초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액티브 셔터를 적용한 것. 이를 통해 고속 주행 시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측면부는 볼륨감 있는 면 처리로 역동적인 실루엣을 구현했고 C필러(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의 기둥)의 디자인을 다듬어 날렵한 느낌을 가미했다. 후면부는 수평으로 배치된 LED 테일램프와 깔끔하게 처리된 리어범퍼를 통해 쉐보레만의 감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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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 외관./사진 = 김병훈 기자


운전석에 앉자 쉐보레 특유의 듀얼 콕핏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대시보드의 높이가 낮아 개방감이 뛰어났고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에 배치된 고무 버튼들은 감압식으로 조작이 편리했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은 적당한 각도로 누워있어 시인성이 좋았다. 가죽 시트는 약간 단단한 편으로 편안한 착좌감과 함께 상체를 지지해주는 능력이 우수했고 1열 운전석뿐 아니라 조수석에도 통풍 시트와 요추 받침이 적용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중형 SUV라는 차급을 고려할 때 다소 작은 계기판은 편의성 면에서 아쉬운 대목이었다. 마감 품질의 경우도 센터터널·도어트림 등 사람의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은 우수했지만, 나머지 부분은 경쟁차 대비 부족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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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 실내공간./사진 = 김병훈 기자


반면 2열 공간의 만족도는 높았다. 경쟁 차종 대비 작은 체격 때문에 실내 공간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지만, 실제 앉아보니 낮은 시트 포지션을 바탕으로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넉넉했다. 또한 200V 콘센트를 비롯해 2개의 USB 충전 포트, 12V 파워 아웃렛 등 편의성 면에서도 충분히 어필할 만했다. 트렁크 공간은 846ℓ로 적당한 편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798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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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제공 = 한국지엠


이쿼녹스는 1.6ℓ CDTi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경쟁 모델의 2.0ℓ 디젤 엔진 대비 배기량이 적긴 하지만, 한국지엠은 이를 경량화로 극복했다. 실제 이쿼녹스의 공차중량은 1645kg에 불과해 주행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공회전 시 정숙성은 물론 저속 구간에서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능력도 뛰어났다. 중고속 구간에서의 급가속 시 출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고속 안정성 자체는 수준급이다. 차체의 82% 이상에 고장력·초고장력 강판을 적용, 이전 세대보다 22% 높은 차체 강성을 실현한 덕분이다. 디젤 엔진임에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상당히 능숙하게 억제한 부분도 패밀리 SUV로서의 덕목을 충분히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쿼녹스에는 GM(제너럴모터스)의 특허 기술인 ‘햅틱 시트(무소음 진동 경고 시스템)’가 동급 최초로 기본 장착됐다. 햅틱 시트는 경고음 대신 차량 시트의 진동으로 위험을 사전에 경고해 운전자와 동승자의 피로감을 덜어준다.

시승을 끝낸 뒤 연비는 공인연비(13.3km/ℓ)보다 다소 낮은 12.2km/ℓ를 기록했다. 고속주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한 결과로 보인다. 이쿼녹스의 국내 판매 가격(부가세 포함)은 △LS 2987만원 △LT 3451만원 △프리미어 389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