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단독

[투데이포커스]저승사자 OR 회생전문가…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선택은?

대립각 세웠던 노조가 가장 큰 지원군 "임단협 최대한 빨리 완료"

기사승인 [2018-01-30 05:00]

  • 확대
  • 축소
  • 인쇄
  • facebook
2017101601010006712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저승사자가 왔다”

지난해 9월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지엠(GM)에 부임했을 당시 자동차 업계와 언론계가 내린 평가다. 당시 한국지엠의 임금 및 단체협약은 지지부진했고 내수 판매량도 점점 줄고 있었다. 전임 사장 역시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무엇보다 그의 특이한 경력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카젬 사장은 지난해 인도 법인장과 우즈베키스탄 사장으로 부임할 당시 공장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구조조정 전문가가 한국에 온 이상 한국지엠에 대한 철수 및 구조조정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카젬 사장은 ‘저승사자’가 아닌 ‘회생전문가’가 됐다.

비록 지난해 임단협은 해를 넘기는 진통 끝에 채결됐지만 올해 임단협은 연초에 마무리 짓는 것으로 노조와 합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18면>

특히 철수설 우려를 불식시키고 진정성을 내세워 노조를 설득시킨 일은 카젬 사장의 가장 큰 공로로 인정 받고 있다.

2017년 9월 부임하자마자 카젬 사장은 악화되고 있는 재무 상황과 지속 가능성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누적 적자를 타개하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직원 모두가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노조 역시 본사로부터의 지원을 받으려면 회사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공감했다.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공급 받기 위해선 본사를 설득해야 하며 이는 ‘노조의 변화된 모습’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조기 임단협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회사 안팎에서는 “노사 관계가 워낙 민감한 만큼 여느 때와 같이 지지부진한 협의 과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결국 회생전문가가 된 카젬 사장의 가장 큰 숙제는 자신과 노조가 결정한 바를 얼마나 빨리 이행할 수 있느냐가 됐다.

시간은 많지 않다. 다만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던 노조의 협력은 그에게 가장 큰 힘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