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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패권 장악 나선 수입차 업계… "국산車, 전략 세분화 시급"

기사승인 [2017-10-21 22:53], 기사수정 [2017-10-2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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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ota New Camry (1)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19일 출시한 8세대 ‘뉴 캠리’./제공 = 한국토요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수입차 업체들이 올 4분기 6종의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신차를 투입하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하이브리드의 강자인 일본에 이어 디젤을 주력으로 하던 독일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완성차 5사의 경우 친환경 신차가 없는 상황이어서 수입차 업체들에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는 수입 브랜드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전략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수입차 업계, ‘친환경차’로 총공세 돌입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9월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의 누적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상승한 9.5%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1만64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66대)보다 57.6%나 늘었다. 반면 올 1분기까지만 해도 점유율 70%에 육박했던 디젤 차량은 배기가스 조작 등 이슈로 올 1~3분기 누적 기준 49%까지 줄었다.

수입차 업계는 이 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 4분기에만 6종의 친환경 신차를 출시, 연간 점유율 10% 달성에 나선다. 먼저 토요타는 지난 19일 8세대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국내 출시했다. 신형 캠리는 토요타 혁신 TNGA 플랫폼과 새롭게 개발된 2.5ℓ 엔진·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차체 강성과 연료 효율을 높였다. 복합연비는 16.7km/ℓ로 기존 모델보다 연비가 30%가량 개선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신형 캠리가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의 판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캠리의 주력 모델 역시 HEV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2431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23% 판매량이 급증한 바 있다. 렉서스도 올해 말 ‘뉴 LS500’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토요타·렉서스 브랜드는 양산차와 고급차 시장을 동시 공략한다.

독일 업체들도 국내 친환경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 수입차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음달 ‘더 뉴 GLC 350e 4매틱’을 출시한다. 이는 벤츠가 국내 도입하는 첫 PHEV 모델로,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구동장치가 동시에 장착됐다. 벤츠는 앞서 출시한 S400 하이브리드와 E300 블루텍 등 비주력 모델에서 벗어나 친환경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BMW는 3종의 PHEV 모델을 내놓고 수입차 1위 탈환에 도전한다. BMW X5 x드라이브 40e는 BMW 최초의 PHEV SUV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와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e드라이브’ 기술이 결합됐다. 이밖에 3시리즈와 7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330e와 740e를 출시, 엔트리부터 플래그십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 “국산차 5사, 친환경차 전략 세분화 시급”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차 업체들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7% 늘어난 4만978대를 기록했다. 다만 4분기 출시 예정인 국산 친환경 신차가 전혀 없는 데다 인기 차종도 소형·준중형 차급에 집중돼 있다. 현대·기아차의 코나와 니로의 전기차(EV) 모델 역시 출시 일정을 내년으로 잡았다.

업계에선 친환경차 전략 세분화와 차급별 모델 다양화로 수입차의 공세를 방어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수입 디젤차에 국내 시장을 장악당했던 현상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차 3사의 주력 친환경 모델 부재로 수요가 수입 친환경차로 흡수되고 있다”며 “친환경차 시장 패권 장악을 위해선 차급별 전략 세분화를 통한 모델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