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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스튜디오 美 1호점 연다… '판매 거점 구축 본격화'

기사승인 [2017-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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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신사옥 전경./제공 = 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 첫 판매 거점을 신설한다. 미국 진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브랜드 선호도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제네시스는 고객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체험 공간을 마련해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첫 독자 모델 ‘G70’ 출시로 글로벌 고급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 거점을 이르면 올해 말까지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 중이다. 제네시스가 해외에 판매 거점을 새롭게 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 신설될 제네시스 판매 거점은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에 선보인 제네시스 브랜드 체험공간 ‘제네시스 스튜디오’와 유사한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스튜디오와 같은 형태의 복합문화공간 개관을 내부 검토 중”이라며 “기존 테마를 유지할지, 숍인숍 형태로 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전시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브랜드 방향성이 반영된 예술작품·콘텐츠 등 고객이 직접 제네시스 차량에 대한 직관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즉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은 문화공간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차량 시승·구매 상담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공간을 마련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현지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를 맞이한 가운데 고급차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국 시장은 지난해 저유가와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치인 1760대 판매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승용차 수요 부진 심화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성장률 둔화로 수요가 2% 감소했다. 반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고급차 시장 규모는 연평균 4%씩 성장해 2019년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제네시스는 지난 1년간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양질의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실제 제네시스의 올해 1~7월 미국 판매량은 1만1563대를 기록, 처음으로 1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이후 누적 판매량은 1만8511대로 2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G80(구형 포함) 1341대, G90(국내명 EQ900) 305대를 포함해 총 1646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1795대)보다 8.3% 감소한 수치지만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를 고려했을 때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편 제네시스는 브랜드·제품 강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2020년까지 6종의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문성을 확대하고자 4실 7팀의 제네시스 전담 사업부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제네시스전략팀으로만 운영하던 것에서 전담 조직 규모가 4~5배 커진 셈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와 관련된 의사 결정은 사업부 담당 사장이 소속된 경영 협의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번 판매 거점 신설 여부에도 일정 부분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제네시스는 다음달 G70 투입을 시작으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를 추가로 선보여 BMW·벤츠·아우디 등 독일 3사에 필적하는 브랜드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시점에 맞춰 추가로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라인업 추가에 따른 판매망 확보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