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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1년새 7배 '급성장'… 완성차 업체, 주행거리 400km 넘기기 '사활'

기사승인 [2017-07-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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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LA-MODEL3/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친환경차 수요 급증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이 1년 만에 7배가량 성장한 가운데 내년 유럽·중국산 보급형 전기차의 국내 진출로 전기차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주행거리 400km 수준의 2세대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전기차 대중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전기차의 연료 효율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단순 주행거리보다는 배터리 용량을 고려한 비교·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완성차 4개사(쌍용차 제외)의 전기차 판매량은 437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72대) 대비 약 6.5배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아닌 모터만을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염 물질 발생이 없고, 연료인 전기요금도 저렴한 편이다. 또 정부와 지자체별 보조금을 더해 최대 2000만원 안팎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 출시와 정부의 전기차 인프라 확충 움직임의 영향으로 친환경차 수요가 전기차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완성차 업체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 ‘코나 EV’는 63~70kWh급 국산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90km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아차도 3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니로 EV’를 내년 8월 출시해 현대차 아이오닉과 함께 친환경 엔진 풀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볼트 EV’의 수입 물량을 올해보다 10배가량 늘린 6000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차의 주행거리는 383km로, 올해 GM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물량이 600대에에 불과해 판매가 조기 종료된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33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 주행거리가 200km에 달하는 ‘SM3 Z.E. 롱레인지’를 올해 말 선보일 계획이다. 쌍용차도 2020년 내 양산을 목표로 티볼리 또는 코란도C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개발에 돌입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첫 번째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의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한 번 충전으로 346km를 달릴 수 있으며, 가격이 3만5000달러(약 3900만원)로 책정돼 내년 국내 출시 후 전기차 대전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주행거리는 용량이 큰 배터리를 많이 탑재할수록 자연스레 늘어나기 때문에 전기차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결정하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즉 전기차의 연료 효율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를 비교·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하면 차량 충전 시간 역시 길어진다”며 “단순 주행거리가 아닌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를 비교할 수 있는 개념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가솔린·디젤차의 연료통과 같은 맥락”이라며 “연료통 크기에 따라 주유할 수 있는 기름량에 차이가 나듯 배터리 용량에 따른 주행거리 비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