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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이브리드의 조용한 '독주'… 인기의 끝은 어디까지?

기사승인 [2017-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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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차량이 주목받고 있다. 디젤게이트 이후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꾸준히 공급해온 일본차 브랜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달에는 렉서스 ‘ES300h’가 하이브리드 모델 최초로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여기에 새 정부의 경유차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당분간 수입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 일본車 업체,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수입차 시장 독주
12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17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1%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82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8% 늘었다. 반면 지난달 디젤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한 9952대에 그쳤으며,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도 22.1% 줄었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렉서스를 포함한 일본 브랜드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수입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 모델 1위부터 10위 중 9위까지 모두 일본 차량이 차지했다. 1위를 기록한 렉서스 ES300h(541대) 다음으로는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310대), 도요타 프리우스(225대),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219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포드 링컨 MKZ하이브리드는 37대 판매돼 10위에 가까스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일본차가 거침없이 질주하는 이유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은 캠리·프리우스·라브4 등 4종이며, 렉서스는 ES300h·NX300h 등 6종이다. 특히 인기 차종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프리우스 등은 3000만원대로 국산 중형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세련된 외관에 뛰어난 주행성능과 편의사양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 하이브리드의 질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유차 퇴출을 공약으로 내세운 새 정부가 출범한 데다 신차 공급도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디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입지를 꾸준히 다져온 일본 브랜드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렉서스 ES300h, 수입 하이브리드 최초 차종별 판매 1위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 중에서는 렉서스 ES300h의 성장세가 단연 눈에 띈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달 차종별 판매량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1~5월 누적판매량(3049대) 2위에 올라 1위인 벤츠 E220d(4647대)를 1600여대 차로 쫓고 있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도 각각 지난달 하이브리드 판매량 2, 8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렉서스 ES300h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연비를 바탕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실제 ES300h의 연비는 16.4km/ℓ로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15.1km/ℓ)와 BMW 5시리즈(14km/ℓ) 등보다 높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ES300h는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5270만~6470만원이다. 5시리즈 6630만~8790만원, E클래스가 6090만~987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5000만원대에 엔트리 트림을 구입할 수 있다.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2006년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RX400h’ 판매를 시작한 후 장기적인 친환경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펼쳐왔다”며 “이번 성과는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된 노하우와 고객만족 서비스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