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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국 투자·고용 강화 선언… '소통 강화' 주도할까

암참 사절단 미국행정부에 계획 전달
고용-투자 늘려 글로벌 판매량 상쇄

기사승인 [2017-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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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현대차그룹 양재본사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제공 = 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 대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한·미 간 소통채널 강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미국 내 투자 요구 등 통상문제가 자동차 업계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계획 선언을 통해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 시 변수를 최소화하는 한편 부진한 글로벌 판매량을 상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는 지난 15~18일 미국 워싱턴 D.C.에 ‘도어녹(Doorknock)’ 사절단을 파견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고위 관료를 만났다. 도어녹은 암참 사절단이 매년 상반기(1~6월) 미국 행정부를 만나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연례행사로, 올해는 한·미 경제협력관계와 한·미 FTA 등 현안들을 논의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 기업 회원사 최초로 도어녹 사절단에 참여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직접투자에 기여한 내용 등 객관적인 자료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암참 회원사로 재가입했다. 이는 2008년 한·미 FTA 협상 때 1년 간 회원사로 활동한 후 9년 만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31억달러(약 3조4800억원)를 투자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5년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21억달러)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앞서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친환경·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신차종 생산, 환경 개선을 위해 2021년까지 미국에 3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투자 규모를 늘린 것은 미국이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42만2603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17%를 차지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지난달 기준 중국 판매량이 반 토막 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현대차그룹의 올해 판매 목표인 825만대 달성을 판가름할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한 바 있다.

이에 미국 시장을 정조준한 현대차그룹의 직접투자·고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암참이라는 민간 창구를 통해 한·미 FTA의 중요성을 알리고 직접 투자 계획을 선언했다는 것은 미국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미국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향후 현지 공장 건설 가능성도 열어둔 적극적인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