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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SUV' 앞세워 유럽 시장서 선방… 신차로 실적 회복 '드라이브'

기사승인 [2017-05-2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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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형 투싼 외장전측면
현대차 ‘2017년형 투싼’./제공 = 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유럽 시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싼·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략 신차 ‘코나’와 ‘스토닉’ 출시로 SUV 판매 확대를 극대화하는 한편 주력 모델을 대상으로 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유럽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34만71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17만4444대를, 기아차는 16만6266대를 팔며 각각 2.4%, 11.7% 성장했다.

현대·기아차의 최근 유럽 판매 호조세는 투싼·스포티지 등 SUV 차량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차종별 판매실적(IR 사이트 기준)을 보면 현대차의 경우 투싼이 1만3291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i20(8977대)와 i10(8265대)이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1만1755대)·씨드(7370대)·프라이드(6344대) 순이었다.

현대·기아차는 SUV를 비롯해 소형차 주력 모델의 마케팅을 강화해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전략 차종의 적기 출시와 함께 스포츠 마케팅 등 효율적인 판촉 활동을 통해 판매 모멘텀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총 판매 대수는 8만79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월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지만, 지난달 유럽 시장 전체 산업 수요가 6.8%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기간 유럽 시장 내 점유율은 지난달(6.1%)보다 소폭 오른 6.6%(현대차 3.2%·기아차 3.4%)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시장 수요 감소폭보다 적었던 점은 고무적”이라며 “이달 시장 수요 회복세로 판매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달 기아차가 신차 효과를 앞세워 10% 가까이 성장했음에도 현대차의 판매 감소폭을 상쇄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에만 4만1279대를 팔며 전년 동월 대비 8.1% 성장했지만,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4만4044대)보다 10.3% 줄어든 3만9520대를 판매했다. 올해 1분기까지는 6.9%의 성장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다가 지난달 갑자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니로’의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는 기아차와 달리 현대차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소형차 모델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전략 신차 ‘코나’의 성공 여부가 향후 유럽 실적을 판가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 기아차 니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16만6266대가 판매되며 신차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니로를 통해 유럽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전략 SUV 투입으로 전체 판매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투싼·니로 등 RV(레저용차량) 마케팅을 다각화하고, 코나·스토닉 등 전략 신차를 출시해 SUV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