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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지 맞춤형 신차·택시로 '13억 印 시장' 정조준

기사승인 [2017-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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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달 20일 인도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현지전략 차종 ‘엑센트(Xcent)’./사진 = HMI 공식 홈페이지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포스트 차이나(Post-China)’로 불리는 인도 자동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신형 엑센트 출시로 볼륨 모델 라인업을 강화한 데 이어 현지 첫 택시 브랜드 론칭을 앞둔 것이다. 현대차는 ‘BRIMs(브라질·러시아·인도·멕시코)’ 4개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 시장을 우선 공략함으로써 세계 자동차 양대 시장인 미국·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 시장에서 4만475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출시한 신형 엑센트를 비롯해 크레타·그랜드 i10·엘리트 i20 등 현지 전략차종들이 판매량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역대 최다 판매(50만539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도 지속적인 신차 투입을 통한 실적 상승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리콜 등 이슈로 주요 시장에서의 극적인 판매량 상승이 어려워지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 시장은 중국과 함께 차세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산업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대수는 32대에 불과하다. 전 세계 평균(169명)은 물론 경제성장 단계가 비슷한 ‘BRIC(브라질 159명·러시아 350명·중국 102명)’와 비교해도 자동차 보급률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 역시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442만대)을 제치고 자동차 생산대수 기준(이륜차 제외) 세계 5위(449만대)로 발돋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2023년까지 매년 6.9% 성장, 연간 550만대의 자동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현지전략 신차를 투입해 인도 시장을 정조준한다. 현지 온라인 판매망을 확충해 엑센트·크레타 등 볼륨 모델의 수요를 확대하고 2020년까지 친환경차·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8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인도의 중산층 확대로 현지 수요가 이륜차에서 중형차·SUV로 이동하는 추세와 인도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 강화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 현대차는 ‘엑센트’와 ‘그랜드 i10’의 택시용 모델(구형)에 전용 브랜드 ‘프라임(Prime)’을 장착해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영업용 차량에 전용 브랜드 네임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인도 시장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구형 모델은 프라임 라인업에 합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구형 모델의 구매 가치를 높이고 신차 투입을 통해 수요층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경우 신차를 출시해도 구형 모델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경향을 반영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지금까지 총 31억달러(약 3조5000억원·협력사 투자 포함)를 투자했으며, 현재 인도 승용차 시장 2위(점유율 16%)다. 기아차도 지난달 27일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아난타푸르에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를 투자해 현지 첫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에서는 현지 SUV 차종을 우선 생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