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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부진에도 사상최대 R&D 집행…정몽구 회장의 결단 성공할까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2.5% 상승, 스마트카·친환경차 승부

기사승인 [2017-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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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회장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사상 최대인 2조3522억원을 기록했다. 정몽구 회장이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먹거리 활성화를 위해 집중 투자를 강조한 결과로 분석된다.

7일 현대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조3522억원으로 2조1724억원을 투입했던 2015년보다 1800억원 늘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2015년 2.4%에서 지난해 2.5%까지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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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R&D 투자액은 창립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으며, 2% 초반에만 머물렀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도 2%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차가 매년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투자로 인한 실적 상승’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R&D 투자액을 공격적으로 늘린 현대차는 매년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중국·미국·유럽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2015년에는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까지 출범시켰다.

하지만 2015년, 2016년 2년 연속으로 글로벌 판매량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내수에서도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무려 7.8% 하락했다. 이에 따라 내수 점유율 역시 36%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R&D 비중이 축소되거나 정체될 수 있었지만 지난해 정 회장은 과감하게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승부수를 제시한 것이다. 정 회장은 물론 CEO들까지 과감한 투자를 공언한 만큼 올해 역시 현대차의 R&D 비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늘고 있는 R&D 비용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회사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는 물론 미국·유럽·중국 등 3대 시장에서 판매 향상은 물론, 친환경차들의 판매를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

만약 현대차의 친환경차 및 신차들이 부진을 겪는다면 늘어난 R&D 비용은 회사는 물론 그룹 계열사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커넥티드, 친환경 등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의 확보가 절실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R&D를 늘리는 것은 조직의 동기부여 및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완성차업체 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들의 R&D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대차-부품업체-정부 간 긴밀한 협의와 협조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