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헤어진 지 닷새, 벌써 그립다'...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 4MATIC 타보니

기사승인 [2016-07-04 06:00], 기사수정 [2016-07-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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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The New Mercedes-Benz C 450 AMG 4MATIC


사진1-The New Mercedes-Benz C 450 AMG 4MATIC-Interior


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귓가에 문득 헤어진 옛 애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해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참 그 이가 그립다.

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 4MATIC와 헤어진 지 닷새가 됐다. 지난달 27일 처음 만나 이틀을 같이 있었고, 29일 헤어졌다. 서울에서 만나 함께 인천 송도를 다녀왔다. ‘우르르릉’ 하던 소리가 벌써 그립다.

이 차를 위한 찬사 하나쯤은 아껴뒀어야 했다. 그간 여러 시승기를 통해 썼던 찬사들을 모두 되돌려 여기에 쏟고 싶은 심정이다.

첫인상은 평범했다. 고성능 스포츠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단아했다. 전형적인 C클래스의 얌전한 외관을 가졌다. 스포츠카 느낌을 내기 위해 에어스커트와 리어스포일러를 달아놨지만 특별해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심심할 정도는 아니다. 크롬 핀으로 멋을 낸 다이아몬드 그릴로 포인트를 줬다. 크롬색 핀 수 십 개가 햇빛을 받아 샹글리에처럼 반짝거렸다. 예뻤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면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빨간색과 크롬색, 짙은 쥐색이 잘 어울어져 스포츠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짙은 쥐색이 배경색이고 크롬색은 보조색이다. 빨간색은 말 그대로 화룡점정. 정교한 빨간색 스티치와 안전띠에서 걸걸함이 느껴졌다. 단아한 외관과 대비돼 매력적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켰다. 말 그대로 우렁찬 엔진소리가 차체를 울린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소리에 놀라 몸이 한차례 움찔거렸다. 한 차례 진동이 지나간 뒤에도 은근한 떨림이 느껴졌다.

주행모드는 컴포트-스포츠-스포츠 플러스를 지원한다. 볼 것도 없었다. 처음부터 스포츠 플러스로 바꿨다. 한층 더 진동이 거세진다. 도로로 나가기 위해 안전띠를 맸다.

핸들과 가속페달은 묵직하다. 반응은 민첩하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중간에 짧게 두 세 차례 멈칫하면서 쏘아나간다. 가속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속도계 바늘이 시속 100km를 가리킨다. 속도가 붙을수록 안정감이 느껴졌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드는 것과는 반대로 소리는 갈수록 커진다. 고속에서는 차체가 노면을 긁으며 가는 듯 ‘그르륵’ 소리가 들린다. 배기구에서 나는 소리라고 한다. 달리는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재미있었다. 패들시프트를 눌렀다 뗐다 하면 더 재미있다.

연비는 8㎞/ℓ 정도가 나왔다. 공인연비(9.2㎞/ℓ)와 비교하면 엇비슷하게 나왔다. 고성능차 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가격이다. C450 AMG 4MATIC은 8700만원이다. 아무리 고성능차라지만 일반 C클래스보다 3000만원 정도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