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르포]이래서 포르쉐를 탄다...'포르쉐 익스피리언스 데이'

기사승인 [2015-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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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15)


[포르쉐]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30)


[포르쉐]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2)


인제/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우리의 변함없는 철학은 기능과 아름다움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 포르쉐의 첫 스포츠카 356을 만든 페르디난드 안톤 에른스트 포르쉐(페리 포르쉐)가 한 말이다.

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난 포르쉐는 정말 그랬다. 911 카레라 4GTS, 911 카레라 4S, 911 타르가 4GTS가 그 주인공. 서서 보면 천장이 가슴팍까지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납작하게 생겼다. 안정감 있는 주행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하는 디자인이다.

시동을 켜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요란한 배기음이 들린다. 요란한 것은 소리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비가 내렸음에도 빗속을 가르며 번개같이 기동했다. 급격한 유(U)자를 그리며 돌아나가야 하는 일명 ‘헤어핀’ 구간에서는 스키장 슬로프를 연상케하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끝에서 U자로 꺾인 코너가 산비탈 오르막과 만난다. 3종의 911 모두 비명소리 한번 없이 부드럽게 구간을 통과한다. 사실 얼마 전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같은 코스를 달렸던 적이 있다. 그 때의 공포심을 이번엔 느끼지 못했다. 넘어갈 것 같은 휘청거림이 없이 강력했다.

연이어 파나메라 4와 마칸 S, 마칸 S 터보를 체험했다. 파나메라와 마칸은 모두 정통 스포츠카는 아니다. 하지만 성능은 911과 판박이였다. 소음은 확실히 작았다. 포르쉐 고유의 곡선도 꼭 닮았다. 핸들링은 훨씬 부드러웠다. 승차감도 훨씬 낫다. 스포츠카 마니아들이 느끼기에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다. 일반 도로에서 탈 요량이라면 충분하다 싶은 정도의 다이내믹함이 느껴진다.

실내를 보면 파나메라와 마칸이 좀 더 대중적이다. 911 시리즈는 안팎이 한결같다. 스포츠 DNA를 드러내놓는 디자인이다. 파나메라와 마칸은 조금 달랐다. 스포츠 DNA는 속에 숨겨놨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영락없는 세단이고 SUV처럼 보인다. 파나메라의 내부 고급스럽다. 대시보드에 놓인 검정색 우드트림이 돋보인다. 스포츠 DNA를 상징하는 버킷시트도 베이지색 가죽을 둘러 차분함을 더했다.

마칸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기에 그냥 SUV인데 포르쉐 DNA를 절묘하게 숨겨놨다. 보통 SUV보다 한 치수 낮은 전고며 한 뼘이나 넓은 윤거까지 달리기를 위한 준비가 잘 돼있다. 근육질 몸매를 옷 속에 감춘 중년 신사의 느낌이랄까. 특히 마칸 터보의 경우 포르쉐 관계자들이 대놓고 스포츠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이정헌 인스트럭터는 “포르쉐 오너라면 국내 일반 도로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포르쉐 오너들을 위해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