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천조국 차'의 위엄, '쉐보레 임팔라' 타보니

기사승인 [2015-09-27 09:00], 기사수정 [2015-09-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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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천조국’. 인터넷 상에서 미국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국방비로만 1000조원을 쓸 만큼 압도적인 나라라는 뜻이다. 그런 천조국의 차 쉐보레 임팔라가 한국에 상륙했다. 이미 천조국에서 1600만대나 팔리며 검증이 끝난 차다. 성능은 물론 내·외관 인테리어까지 기존에 경험했던 그 어떤 차들도 압도할 만한 위엄을 보였다.

이 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실외 주차장에서였다. 일단 그 크기에서부터 주위의 차들을 압도했다. 주차장에 그려진 네모난 한 칸이 비좁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가 햇빛을 받아 빛을 내고 있었다. 빛나는 거대한 은색 덩치의 얼굴 맨 앞에 새겨진 쉐보레의 노란 십자가도 더불어 빛을 뿜어냈다. 사실 쉐보레의 노란 십자가가 그리 멋져보였던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주위를 지나가던 점심시간의 직장인들도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임팔라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임팔라야?’, ‘멋지다’, ‘가지고 싶다’ 등 감탄사가 얼핏 귓가에 와 닿았다. 내 차도 아니었지만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괜히 한 바퀴 여유롭게 차를 한 바퀴 돌며 외관 디자인을 살펴봤다. 곧 귓가에 와 닿았던 감탄사를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 카마로를 꼭 빼닮은 얼굴이며, 잔뜩 힘이 들어간 허벅지 근육을 연상시키는 옆면 곡선이 정말 살아있는 사슴인양 생동감을 풍겼다.

이미 외관만으로도 혼이 쏙 빠졌지만 정신을 다잡고 시승을 위해 차를 몰아 도로로 나갔다. 이날의 시승코스는 서울 여의도~인천 송도 국제도시의 왕복 80㎞ 구간. 일단 첫 인상에서 기가 눌려서 그랬을까. 도통 단점이라고는 찾을 수가 없었다.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살짝 엑셀을 밟으면 조용히 속도가 붙었다. 조금 세게 밟으면 조금 세게 속도를 더했다. 온 힘을 다해 밟으면 온 힘을 다해 튕겨나갔다. 코너에서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워낙 중심이 낮아 그런가 급커브에서도 긴장감이 들지 않았다. 실내를 덮은 밝은 베이지색 가죽에서 풍겨나오는 중후한 고급스러움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줬다. 또 감탄사가 나왔다.

송도 국제도시에 도착해서는 시내주행성능을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방지턱도 넘어보고, 가다 서다도 반복해봤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끼어들기도 시도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은 합격점이지만, 강렬했던 첫인상과 비교하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무난무난하게 방지턱을 넘었다. 아래가 닿을 것 같은 울렁거림은 없었다. 큰 차체만큼이나 큰 사이드미러 덕분에 끼어들기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방지턱을 넘을 때 사람에게 전해지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생각보다 엑셀 느낌이 가벼워 서행하며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을 때 종아리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이날 임팔라로 기록한 실연비는 8.1㎞/ℓ. 공인연비(9.2㎞/ℓ)와 비교하면 조금 부족하게 나왔지만 시승구간이 80㎞로 짦았음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합쳐 △2.5리터 LT 3409만원 △2.5리터 LTZ 3851만원 △3.6리터 LTZ 4191만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쉐보레 임팔라는 검증이 끝난 천조국의 대표세단이다. 지금 대형 세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차를 꼭 고려해보기 바란다. 보는 순간 마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지 않고는 베길 수 없으리라 확신한다.

다만 빨간색으로 불이 들어오는 방향지시등(깜빡이)은 옥에 티. 포드 머스탱을 연상시키는 강렬함은 있을지언정 뒷 차가 보기에 확실히 노란불보다 인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