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잘 섞었다' 크로스오버형 세단, 시트로엥 DS5 타보니

기사승인 [2015-08-15 07:00], 기사수정 [2015-08-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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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roen_DS5_주행컷


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한동안 허니버터칩이 인기였다. 순하리 열풍도 거셌다. 둘의 공통점은 어울릴 듯 잘 안 어울리는 두 가지 맛을 오묘하게 잘 섞어놨다는데 있다. 달짝지근한 꿀과 고소하면서 느끼한 버터를 잘 섞어놨고, 개운하고 깨끗한 소주의 맛에 달콤쌉쌀한 유자의 맛을 잘 섞었다. 잘 섞는 비법은 역시 비율. 두 상품을 따라 수십 종류의 유사제품이 쏟아져나왔지만 결국 원조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에서 ‘시트로엥 DS5’를 몰아봤다. 이 차를 모는 내내 머리 속에 허니버터칩과 순하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오묘하게 잘 섞어놨다. 그래서 차종도 ‘크로스오버형 세단’으로 분류된다.

일단 세단 치고는 차체가 높은 편이다. 앞유리가 기울어진 각이 아주 완만해 멀리서 보면 세단 같아 보이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보면 확실히 높다. D컷 형태의 운전대며 단단한 시트, 빨간색으로 점등되는 계기판과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 구성까지, 세단보다는 SUV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키를 꽂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은근한 진동과 함께 시동이 걸린다. ‘디젤 차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꽤나 강렬한 진동이 한차례 차체를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는 단단한 핸들과 시트를 통해 은근한 엔진진동이 전해졌다.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를 조정하면서 도로로 나갈 준비를 했다. 백미러로 보니 뒤가 참 길었다. 왜건처럼 차 뒤 끝까지 지붕이 이어져 있어 그런지 밖에서 볼 때보다 더 길어보였다. 물론 2열도 넓었다. 문득 프랑수아 올랑드 현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량이라던 시트로엥 관계자의 설명이 떠올랐다.

도로를 달려보니 주행감은 나쁘지 않았다. 변속도 생각보다 부드럽게 이뤄졌다. 3단부터는 아예 변속충격을 느끼기 어려웠다. 묵직한 핸들을 통해 디젤 특유의 잔잔한 진동은 느껴지졌지만 희한하게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운전자만 느낄 수 있는 적당한 긴장감이랄까. 세단답게 조용했다. 고요했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뒷자리를 꼼꼼하게 둘러봤다. 차 문을 닫고 뒷자리에 앉아봤다. 넓직하니 편했다. 무릎은 앞좌석과 한 뼘 이상 남았고, 천장도 높았다. 지붕이 덮여 있어 시트로엥 특유의 글래스루프는 체험하기 어렵지만 전후좌우 창을 통해 충분한 개방감을 준다.

시승이 워낙 짧게 이뤄진 탓에 굳이 연비를 체크해보지는 않았지만, 시트로엥은 공인연비보다 실연비가 잘 나오는 차로 유명하지 않은가. 이 차의 공인연비는 14.5㎞/ℓ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합쳐 4490만~5490만원. 옵션에 따라 시크·쏘시크·이그지큐티브 3개 모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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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5 핸들. / 사진=홍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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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5 센터페시아. / 사진=홍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