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잘 익은 사과 한 알' BMW, 뉴 118d 타보니

밟는 족족 통통···운전할 맛 나네

기사승인 [2015-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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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118d 스포츠_주행 (1)


BMW 뉴 1시리즈 (9)


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망고라는 과일을 처음 먹었을 때가 기억났다. 처음 보는 과일이었는데 정말 달았다. 딱 한 조각 얻어먹었을 뿐인데 한동안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지난 8일 BMW 뉴 118d 시승행사에서 망고를 처음 먹었던 그날의 기분을 또 느꼈다. 이날의 시승은 서울 BMW삼성전시장과 워커힐 호텔을 잇는 왕복 20㎞ 구간에서 아주 짧게 이뤄졌지만 느낌은 강렬했다. 말 그대로 ‘다이내믹’했다.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오던 단단함이 주는 긴장감과 조용하게 치고 나가던 가속감이 짧은 시승에도 강력하게 뇌리에 남았다. 한 차례 청룡열차를 탄 기분이었다.

원래 청룡열차는 KTX보다 재밌다. 시속 300㎞보다 느려도 훨씬 재미있다. 재미 있으라고 만든 놀이기구기 때문이다. BMW의 118d를 타는 내내 든 생각이다. 이날 시승이 도심에서만 이뤄져 고속으로 달려보지는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 있었다. 통통 튀어나갔다. 핸들도 적당히 묵직해 긴장감을 가지고 꼭 잡게 된다. 엔진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지만 노면소음은 조금 거친 편이다.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중간 경유지인 워커힐에 도착해서야 이 차의 디자인을 눈여겨볼 여유가 생겼다. 이날 기자가 배정받은 차는 광택이 나는 빨간색이었다.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외형과 빨간색이 만나니 잘 익은 한 알의 사과가 따로 없었다. 절로 군침이 돌았다.

좀 더 자세히 보니 동글동글한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확실히 날렵해졌다. 특히 해치백 뒷 부분을 손가락으로 집은 채 당긴 듯 굴곡이 예리하게 튀어나온 선이 인상 깊었다. 아담한 사이즈에 예리한 선이 더해져 확실히 날쌔보였다. 앞·뒤 램프도 길어졌다. 기존 모델의 짧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이 차의 이미지를 동글동글하게 만들었다면, 길게 늘어난 앞 뒤 램프는 날렵한 이미지를 더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키가 큰 사람이 한 명 더 뒷좌석에 탔다. 커 보이지 않는 이 차에 몸을 구겨 넣는구나 싶었는데 고개를 돌려 뒤를 보니 생각보다 넉넉하게 앉았다. 긴 다리가 크게 불편해보이지 않았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없고, 차 잠금 버튼이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식의 옛날 방식이라는 점이 옥에 티다. 특히 구식 차 잠금 버튼은 이 차가 풍기는 세련미를 해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날 연비는 15㎞/ℓ를 기록했다. 시승구간이 매우 짧았기 때문에 크게 의미부여를 하기는 어렵다. 고속주행도 겸했다면 아마도 무난하게 공인연비(17.4㎞/ℓ)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이 모델에는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신형 엔진이 탑재됐지만 가격은 동결됐다. △뉴 118d 스포츠 라인 가격은 3890만원 △뉴 118d 스포츠 런치 패키지는 39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