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볼매' 뉴 푸조 2008 타보니

기사승인 [2015-06-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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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08_주행 (4)


푸조 2008_interior (7)


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자꾸 봐도 또 보고싶은 사람들이 있다. 다시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볼매’라고 하던가. 한번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이후 다른 사람들을 만나도 자꾸 이 사람들이 생각난다.

차도 마찬가지다. ‘뉴 푸조 2008’을 마지막으로 만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러고 나서 꽤 많은 차를 타봤지만 아직도 푸조 2008이 자꾸 떠오른다. 가령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된 차를 탈 때마다 푸조 2008과 비교해보게 된다. 또 패들시프트가 달린 차를 몰 때마다 푸조 2008의 꿀렁거림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사실 시승을 위해 이 차를 받은 지난달 8일 느낀 첫 인상은 그저 그랬다. 여러 모로 당혹스러웠기 때문이다. 차를 인도받아 주차장에 세우려는데 주차 기어(P)가 보이지 않았다. 기어를 중립(N)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야 한단다. 예쁘기만 예뻤지 거기까지구나 싶었다.

도로로 나가서 가속 페달을 밟으니 굉음과 함께 차체가 크게 꿀렁거렸다. 차가 꿀렁거릴 때마다 뒤따르던 차도 움찔거리며 연신 브레이크를 밟아댔다. 6단 반자동 변속기(MCP) 때문이다. 푸조는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이 모델부터 MCP를 적용했다고 한다. MCP에 대한 설명을 미리 들었지만 적응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엔진 회전수에 따라 가속페달을 살짝 놨다가 밟으면 상당히 부드러워진다. 운전대에 설치된 수동 변속기(패들시프트)를 당기는 손맛도 점차 익숙해졌다.

MCP에 익숙해지자 이 차의 장점들이 하나 둘 씩 눈에 들어왔다. 일단 창이 참 많았다. 전후좌우 사방팔방에서 햇빛이 들어왔다. 유리를 끼워 넣기 위해 필요한 얇은 프레임을 빼면 운전자 가슴 위는 다 창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상 오픈카나 다름 없었다. 덩달아 기분도 좋아졌다.

가만히 들어보니 디젤 특유의 엔진 소리도 귀에 닿았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놨다, 패들시프트를 당겼다 놨다를 반복했다. 소리도 경쾌하고 손발도 신이 났다. 오밀조밀한 계기판이며 둥글둥글 예쁘게 디자인된 센터페시아도 눈에 들어왔다.

속도도 꽤 잘 나오는 편이다. 시속 130㎞까지 꿀렁거리며 무난하게 올라간다. 이 속도를 넘어가면 가속이 조금 더디지만 계속 밟으면 꾸준히 힘을 받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 시선은 높지만 중심이 낮아 코너에서도 속도를 확 줄이지 않아도 된다.

첫날 시승을 마치고 다시 주차장에 세웠다. 익숙하게 N에 기어를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겼다. 내려서 보니 예쁘긴 참 예뻤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처음 차를 받았을 때도 ‘그저 그렇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참 예쁘긴 예쁘다’고 느꼈던 것이 기억났다. 차체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동글동글한 가운데 곧은 라인이 중간중간 뻗어 있어 은근히 날렵한 이미지를 풍긴다. 또 사자가 할퀸 듯한 램프가 앞뒤 각각 2개씩 이 같은 느낌을 더했다. 찬찬히 살펴보니 더 예뻤다. 정말 예뻤다.

2박 3일간 서울과 인천을 오가며 시승을 하는 동안 연비는 18㎞/ℓ(공인연비 17.4㎞/ℓ)가 나왔다. 참 많이 탔다고 생각했는데 연료게이지는 두 칸도 채 안 닳았다. 연비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가격도 △악티브 2650만원 △알뤼르 2950만원 △펠린 315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