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멋진 차, 부러운 차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타보니

기사승인 [2015-05-19 06:00], 기사수정 [2015-05-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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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_디스커버리 스포츠 어드벤쳐 데이_ (1)


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랜드로버 시승행사를 간다고 말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부럽다’와 ‘멋지다’ 둘로 나뉘었다. 부럽다고 한 쪽은 대부분 남자들이었고, 멋지다고 말한 대다수는 여자들이었다. 부럽거나 멋진 이유는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적인 키워드는 ‘오프로드’였다.

지난달 28일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몰고 경주 토함산에 올랐다.

토함산 초입의 콘크리트 포장길을 벗어나자 산을 가로지르는 오솔길이 눈에 들어왔다. 오솔길에 접어드니 마른 길에는 주먹 두 세개 정도 크기의 바위가 군데군데 뿌리박혀 있었고, 조금 젖었다 싶으면 진창이었다. 마른 길에 익숙해질 즈음 되면 절벽 같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진창을 벗어났다 싶으면 물이 바퀴 상단까지 차 오르는 웅덩이가 있었다. 정말 자동차가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천천히 차를 몰아 ‘오프로드’에 진입했다. 운전석 너머로 밥그릇만한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크기도 크기거니와 바위가 높이 솟았고 제법 날카로워 보여 밟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평소 습관대로 핸들을 돌려 바위를 비켜가려 했지만, 동승한 인스트럭터가 괜찮다고 해서 그대로 밟고 지나가봤다. ‘덜컹’하는 출렁임은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앞바퀴가 바위를 넘어 내려올 때에는 ‘차 바닥이 긁히겠구나’ 생각하며 운전대를 쥔 손에 힘을 줬지만 기우였다. 축구공도 그대로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높게 설정된 지상고(21.2㎝) 덕분이다.

진창은 별 감흥 없이 지나갔다. 특별히 오프로드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 미끄러지지도, 바퀴가 헛돌지도 않았다. 일반/풀·자갈·눈/진흙/모래 등 4가지 지형 모드를 제공해 준다던 전자동 지형반응 버튼을 눌러볼 새도 없이 진창이 끝났다. 다만 성인 남성 허벅지까지 찬 물 웅덩이를 지나갈 때 요란하게 들렸던 물 가르는 소리 정도가 긴장감을 줬을 뿐이다.

이날의 최고 난코스는 경사각 30도의 가파른 언덕이었다. 경사각 30도는 스키장의 최상급 슬로프와 같은 기울기다. 운전석에 앉은 채 이 길을 오르고 내리면 하늘과 땅 이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보이는게 하늘과 땅뿐이니 가속페달을 얼마나 밟아야 할지 가늠이 안됐다. 이 때 무전기를 타고 선임 인스트럭터의 지시가 들려왔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된다고 했다. 시승 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들은 ‘내리막길 속도제어장치(HDC)’가 떠올랐다. HDC 버튼을 누르고 희망속도를 5㎞/h에 맞췄더니 산 정상을 오르내리는 곤돌라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이날의 최대 난코스가 그냥 해결됐다. 속도는 5~30㎞/h 사이로 조절 가능하다.

최대 난코스를 끝내고 잠시 토함산 정상에서 내려 휴식을 취했다. 내려서 차를 보니 온통 진흙과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 꽤나 멋졌다. 차를 디자인할 때 조개를 형상화했다더니 흙 속의 진주가 따로 없었다.

토함산에서 내려와 시승을 마무리하기 위해 경주 블루원 리조트로 돌아오는 포장도로 70㎞ 가량을 달렸다. 오프로드에서의 사투는 온데 간데 없이 도시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만 남았다. 속도·힘·정숙성·연비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연비는 9.5㎞/ℓ(공인연비 11.2㎞/ℓ)를 기록해 공인연비에는 못 미쳤지만 오프로드에서의 사투를 고려하면 잘 나온 편이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디스커버리 스포츠 SD4 SE 5960만원 △HSE 럭셔리 66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