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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올 뉴 체로키', 진정한 SUV란 이런 것

기사승인 [2014-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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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체로키/사진 = 박병일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일반적이지 않았을 당시, 운전자들은 SUV를 ‘짚차’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짚차’는 지프(JEEP) 모델을 부르던 이름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차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이후 민간용 차량이 개발되면서 지프는 SUV의 정석으로 평가받아왔다. 여전히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마니아에게 지프는 최고의 SUV로 꼽힌다.

10여년전 만해도 지프 체로키하면 최고의 SUV로 손 꼽히곤 했지만 최근 국내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마세라티 등 거의 모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UV를 내놓으면서 그 인기는 다소 희석돼 왔다. 지프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그랜드체로키에 이어 올해 ‘올 뉴 체로키’를 출시하며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올 뉴 체로키는 4륜구동이라는 지프만의 장점에 2.0리터 I4 터보디젤 엔진과 9단자동변속기를 적용, 힘과 안정적인 주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델이라는 평가다. 올 뉴 체로키를 시승해 본 느낌을 결과부터 말하자면 ‘힘 좋고 듬직한 차’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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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는 오토·스노우·스포츠·샌드&머드의 4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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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상황에 맞게 오토·스노우·스포츠·샌드&머드 등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주행모드와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FCW Plus) △차선 이탈 방지 경고 플러스 시스템(LaneSense) △사각지대 감지 및 후방 감지 시스템(FCW Plus) 등 최첨단 안전 시스템이 강력한 성능의 차량을 한층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 해준다.

시승 코스는 출·퇴근길의 서울 시내와 인천 영종도 등 총 200여㎞ 구간을 택했다. 운전을 위해 문을 열면 제일 먼저 운전자를 맞아주는 것은 섬세한 스티치로 꾸며진 ‘Nappa’ 가죽 시트다. 온몸을 감싸주는 시트가 운전자를 한층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8.4인치 터치스크린은 차량 정보와 라디오·내비게인션·공조장치를 한눈에 알아보고 조작하기 편하게 배치돼 운전편의를 최대화 시켰다. 다만 열선시트와 열선스티어링 조작은 외부에 물리적 버튼이 없이 터치스크린에서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웠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리미티드 2.0 4WD 모델로 최고출력 170마력(4000rpm), 최대토크 35.7㎏·m(1750rpm)의 성능을 자랑한다. 실제 주행을 하는 동안에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다. 9단 변속기가 적용되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변속이 이뤄졌고, 특히 고속주행에 들어서서는 안정적인 힘이 배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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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8.4인치 터치스크린. 차량 안전장치 설정과 열선시트, 열선스티어링휠 을 조절할 수 있다./제공 = 크라이슬러코리아


주행모드를 ‘오토’로 놓고 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전자장비의 개입이 터보엔진에 숨어 있는 힘을 달래는 느낌이었다. 속도를 내기 위해 가속패달을 최대한 밟을 때에도 2500~3000rpm 수준을 유지하며 힘을 조절했다. 그렇다고 가속력이 떨어지거나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소 묵직한 가속감이 처음에는 답답하고 순발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4륜구동 특유의 주행감과 치고나가는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바꾸자 체로키는 말 그대로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차체제어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꺼지면서 훨씬 다이나믹한 주행을 가능하게 해줬다. 3000rpm 이상의 엔진회전수로 터보엔진의 힘을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며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올 뉴 체로키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 모델과 달리 다양한 안전장치가 채택됐다는 점이다. 70여가지에 달하는 안전장치는 운전에 미숙한 초보운전자나 여성운전자에게 SUV에서 세단과 같은 편안한 운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앞서 말한 차선감지·사각지대 감지·전방 추돌방지 등의 시스템이외에도 각종 편리한 기능들이 운전자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2단 트랜스퍼 유닛이 토크를 조절하고 4 - LOW 모드를 제공해 저속운행이나 다른 차량 등을 견인할 때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특히 주차에 능숙하지 못한 여성들에게는 주차보조시스템인 ‘ParkSense’가 큰 도움이 될 듯 했다. 주차를 자동으로 해주는 이 시스템은 평행주차와 직각주차 모두 가능하다. 주차시 스티어링휠 자동조절을 도와주고 필요에 따라서는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등 운전자의 편의를 극대화 했다.

외관도 매력적이다. 가늘게 뜬 눈꼬리를 연상시키는 헤드라이트는 7개 사다리꼴 그릴로 대표되는 지프의 전면부와 생각이상으로 잘 어울린다. 오토 헤드램프 레빌링 시스템이 적용된 헤드라이트는 바이제논 HID 헤드램프를 기본으로 발광다이오드(LED)가 적용됐다. 특히 리미티드(Limitied)모델에는 전자제어 하이빔 콘트롤 기능이 추가돼 야간 주행에 안전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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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리미티드 모델에 적용된 7인치 TFT LED 디스플레이/제공 = 크라이슬러코리아


운전자와 동승자의 편의성에도 최대한 신경을 썼다. 리미티드 모델에 적용된 7인치 박막트랜지스터(TFT) LED 풀 컬러 EVIC 디스플레이가 계기판 중앙에 위치해 엔진온도·배터리 전압·타이공기압 등의 차량정보를 제공해 주고 USB포트 뿐 아니라 SD카드슬롯을 따로 적용한 부분도 눈 여겨 볼 만했다. 특히 핸드폰 무선충전기를 탑재해 장기리 운전에서 핸드폰 충전시 거추장스러운 선 없이도 편하게 충전을 할 수 있게 했다. 트렁크 공간은 뒷열 시트를 최대 150㎜까지 앞뒤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유동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했고, 뒷좌석 전체를 접으면 약 1555리터 정도의 적재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또 조수석 시트에는 인·시트 쿠션 스토리지를 적용,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올 뉴 체로키의 4륜 구동시스템은 후륜 동력 차단 기능으로 2륜 모드와 4륜 자동 전환을 원활하게 해 연비 개선에 효과를 냈다. 올 뉴 체로키의 공식 연비는 복합 연비기준 14.0㎞/ℓ다. 다만 이번 시승에서 200㎞를 주행하면서 측정된 연비는 10.8㎞/ℓ로 다소 실망스러웠다. 올 뉴 체로키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4990만~56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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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크라이슬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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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크라이슬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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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크라이슬러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