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티구안 R라인, 힘·민첩성·디자인 모두 잡았다

폭스바겐 'R' 혈통을 그대로...2.0TDI 엔진과 7단 DCT의 환상적인 조화
광폭타이어는 스포티한 주행에 '득', 연비에는 '실'...낮은 실연비는 옥의 티

기사승인 [2014-11-18 06:00]

  • 확대
  • 축소
  • 인쇄
  • facebook
티구안 R라인 111
폭스바겐 티구안 R라인


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올 한해 누적판매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폭스바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은 핫해치인 ‘골프’와 같이 힘과 민첩성을 모두 갖춘 모델이다.

티구안의 인기는 수입차 답지 않게 3000만원 후반에서 시작하는 가격과 독일차 특유의 폭발적인 성능, 그리고 최근 소비자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사인 연비 등 3박자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올해 들어 10개월간 6400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것만 봐도 당분간 최고의 콤펙트 SUV라는 명성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가격·연비·성능을 갖춘 닛산 캐시카이가 지난 11일 출시되면서 티구안의 매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이번에 시승을 한 티구안 최상위 트림인 R라인은 BMT 컴포트와 프리미엄 모델과 달리 폭스바겐이 고성능 모델인 ‘R’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성능적인 부분은 차이가 없지만 프론트 그릴에 강조돼 있는 ‘R Line’ 로고와 프론트 범퍼 등을 차체 색상과 맞춘 에어로 패키지, 그리고 ‘255/40 R19’ 사이즈의 던롭 스포트 맥스 고성능 타이어·19인치 말로이(Malloy) 휠 등이 적용된 R라인 디자인 패키지가 티구안 최고 트림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간결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배치된 각종 버튼이 운전자가 불편한 없이 조작할 수 있게 배치돼 있었다. 기어 노브 바로 왼쪽에 위치한 시동버튼을 누르자 2.0 TDI 엔진의 적당한 떨림과 소리는 운전자에게 드라이빙 재미의 기대치를 높이기 충분했다.

티구안 R라인


가속페달을 밟으니 초반 가속력은 1800kg에 달하는 공차중량의 영향으로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빠른 변속 타이밍이 이를 금방 만회했다. 최고출력 140마력·32.6kg·m 토크의 2.0 TDI엔진은 다른 엔진에 비해 독보적인 성능을 보이지 않았지만 7단 DSG와 만나 주행본능을 배가 시켰다. 티구안은 엔진의 성능과 트랜스미션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모델로 손색이 없었다.

민첩성도 생각 이상이다. 높은 차제로 다소 뒤뚱일 것 같은 외관이지만 곡선주로가 많은 북악스카이웨이를 치고 나가는 모습은 스포츠 쿠페를 타고 있는 듯 했다. 광폭타이어가 적용되고 4륜구동(4Motion) 기술이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해 주면서 짧게 이어지는 코너에서 도로를 확실히 움켜 잡아줬다. 전륜에 적용된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덕분인지 제동도 확실했다. ‘가속과 정지’라는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100㎞에 달하는 시내 구간을 시승하면서 낮은 연비는 옥의 티였다. 광폭타이어와 ‘스타트&스톱’ 기능을 사용 안 했지만 실연비가 좋기로 소문난 폭스바겐에게 8.5㎞/ℓ대의 연비는 아쉬웠다. 티구안의 공식도심연비는 12.5㎞/ℓ다. R라인의 경우 티구안 컴포트 모델(3840만원)에 비해 990만원이 더 비싸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연비를 고려해 티구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R라인보다는 컴포트 모델을 구입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