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유럽 마의 벽’가로막힌 신형 제네시스..공략 성공할까?

지난 5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총 119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돼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있어 유럽 성공이 분수령

기사승인 [2014-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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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해외시장판매량추이


아시아투데이 이후섭 기자 =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출시 5개월간 판매량 110여대에 그치는 등 자동차 본고장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올해 판매량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는 점에서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 성적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1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 5월 유럽에 첫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5월 10대, 6월 32대, 7월 20대, 8월 29대, 지난달 28대로 5개월 동안 총 119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 개발 단계부터 시트를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를 모토로 연구·개발하는 등 승차감과 주행감에 초점을 맞춰 유럽 진출을 노렸다.

경쟁 모델로 직접 BMW 5시리즈·벤츠 E클래스를 꼽으며, 지난해 12월 앨런 러시포트 전 현대차 유럽법인 부사장은 연간 1000대 수준의 신형 제네시스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안착을 한 미국 시장과 달리 유럽에서의 초기 반응은 썩 좋지만은 않다.

제네시스는 2008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3개월만에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섰다. 이번 신형 제네시스도 5월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이후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이 월 평균 2000대로 2배가량 증가하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고 미국 소비자들보다 까다로운 차량 구매 패턴을 갖고 있는 유럽 소비자들을 제네시스가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비·엔진성능 등에서 앞선 본토의 프리미엄 모델에 맞서 제네시스가 이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과는 별개로 여겨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 6월 독일 언론으로부터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장치 등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엔진성능 등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도 신형 제네시스를 앞세워 유럽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라고 주문한 만큼 “현대차가 유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글로벌 5위의 명성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신형 제네시스의 성공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BMW5 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들이 주름잡고 있는 안방의 틈을 파고들기 위해선 차별화된 마케팅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아직 출시 초기라 판매량이 적게 나타났을 뿐이며 차후 마케팅 강화를 통해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시장이 보수적인 경향이 강해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라며 “브랜드 가치를 높여 제값 받기 전략을 고수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