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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 "R은 아니지만 강하다"

기사승인 [2014-10-0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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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인제(강원)/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 폭스바겐의 카리스마 쿠페 시로코 R라인이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됐다. 폭스바겐 그룹의 고성능 차량인 ‘R‘의 핏줄을 이어 받은 신형 시로코 R라인은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고성능 2.0 TDI엔진을 품고 다시 한번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신형 시로코 R라인은 신형 바이제논 헤드라이트와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 그리고 보닛에 통합된 3중 블랙 에어로다이내믹 블레이드 등이 결합된 새로운 디자인과 기존 시로코 R라인(170마력/4200rpm)보다 14마력이 높아진 성능으로 더욱 날렵하고 강력한 스포츠 해치 백 쿠페로 돌아왔다.

2일 강원도 인제스타디움에서 폭스바겐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형 시로코 R라인을 시승해 봤다. 이날 열린 폭스바겐의 신형 시로코 R라인 공개행사에서 보여진 외관은 사진에서 미리 본 모습과 사뭇 달랐다. 사전에 공개된 사진보다 더 날렵하고 잘 빠진 루프라인과 직선의 미를 살린 전후면부는 매끈하고 날렵한 준마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외관의 모습에 매료된 것도 잠시, 신형 시로코 R라인을 직접 몰아본 후에는 시로코의 성능에 또 한번 감탄하게 만들었다.

신형 시로코R라인 시승을 마치고 받은 첫 느낌은 ‘질주 본능’ 그 자체였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시보드 위에 장착된 스포츠인스트루먼트 다이얼이었다. 1974년에 데뷔한 오리지널 시로코에 대한 오마주로 장착된 이 추가 계기판에는 오일 온도계와 터보 부스트 게이지, 그리고 크로노미터로 구성돼 시로코 R라인의 정체성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이 스포츠인스트루먼트는 2012년 2월 국내에 선보였던 기존 시로코 R라인과의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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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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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하지만 운전석에 앉아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를 감상하다 시동을 걸려는 순간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 시동버튼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의 차량에서 적용되고 있는 스마트 시동버튼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시동을 걸자 시로코의 엔진이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가 184마력의 힘을 내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강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엔진음이 온 몸에 전달됐다.

신형 시르코 R라인에 장착된 고성능 2.0 TDI 엔진은 6단 DSG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은 184마력(3500~4000rpm), 최대 토크는 38.7kg.m(1750~3250rpm)의 성능을 자랑한다. 골프GTD도 같은 184마력과 38.7kg·m의 힘을 발휘하지만 압축비에서 신형 시로코 R라인(16.2대 1)이 골프GTD(15.8대 1)보다 다소 높다.

서킷으로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자 묵직하게 들려오는 디젤 엔진의 힘이 그대로 발끝에 전해졌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터빈이 반응하며 만들어내는 배기음이 귀를 즐겁게 했다.

급격한 고저차를 보이는 인제서킷을 치고 나가는 신형 시로코 R라인은 운전자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전자식디퍼렌셜록(XDS+)과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이 반복되는 급커브 구간에서 차체를 자연스럽게 잡아줬고 골프보다 짧은 휠 베이스 때문인지 차량 후미도 빠르게 따라오는 느낌이었다. 시로코 R라인은 전장 4255mm, 전폭 1810mm, 전고 1405mm로 골프(4255·1800·1450)보다 전폭은 넓고 전고는 낮다. 그 만큼 안정적인 주행 경험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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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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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전륜에는 원심력을 견디는 힘이 좋은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이 후륜에는 승차감이 좋은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고속회전 구간을 통과하면서도 큰 부담없이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 급 제동을 할 때도 전륜에 적용된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의 확실한 제동력은 고속주행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기 충분했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는 디스크 마찰 양쪽 면의 중심 부분에 지름 방향으로 구멍을 뚫어 냉각을 더욱 좋게 한 것으로 열에 대해 높은 저항력 커 경주용으로 개발된 브레이크 디스크다.

하지만 다소 불편한 점도 있었다. 골프GTI와 GTD에 적용된 프로그래시브 스티어링(Progressive Steering)이 적용되지 않아 골프에 비해 급 회전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 조작을 더 많이 해야만 했다.

고속주행구간을 높은 엔진 회전이 없이도 순간 최고 속도로 끌어올리는 신형 시로코 R라인은 외모나 성능으로 봐서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폭스바겐의 고성능 차량인 ‘R’과는 성능에서 차이가 있지만 R라인 만의 매력을 경험하기에는 충분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과 디자인이 개선된 신형 시로코 R라인은 눈으로 볼 때 보다 직접 운전을 했을 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해치백이라 하겠다.

신형 시로코 R라인의 대당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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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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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사진 =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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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 엔진룸/사진 = 박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