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그랜드 C4 피카소...'속'깊은 놈이 힘도 세다

보이지 않는 매력 철철, 연비·성능 만족…낮은 인지도는 아쉬워

기사승인 [2014-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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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5)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시승한 차가 너무나 마음에 들 때가 있다. 매끈한 디자인 때문에 사람들 모두 시승차를 쳐다볼 때 혹은, 슈퍼카 못지 않은 성능과 퍼포먼스를 발휘할 때 만족감은 배가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차는 ‘반전이 있는 차’를 꼽고 싶다.

그런점에서 프랑스 시트로엥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가 지난 3월 출시한 7인승 다목적차량(MPV)인 ‘그랜드 C4 피카소’는 반전의 매력이 철철 넘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이 차의 디자인은 시트로엥이 가진 혁신성과 미래성을 적용했다라는 느낌 뿐, 특별히 튀는 구석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운전자는 깜짝 놀랄 경험을 하게 된다.

앞유리는 다른 차량보다 훨씬 넓고 크게 구성돼 있어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다른 차량의 운전석 유리가 4:3 크기의 모니터라면, 피카소는 16:9 크기의 와이드 모니터 라고 표현하고 싶다.

차 천정 전체는 아예 유리로 돼 있다. 언제 어디든 외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차의 큰 장점 중 하나다.

깜짝 놀랄 일은 또 있다. 보조석에는 다리를 뻣을 수 있는 풋 레스트가 장착돼 있다. 세심한 부분을 배려한다는 제작사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중앙에 큼직하게 위치한 계기판도 색다르다.

공간은 여유롭고 쾌적하다. 그랜드 C4 피카소에는 푸조·시트로엥 그룹(PSA) 그룹의 최첨단 경량 플랫폼인 EMP2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와 길이는 같지만 휠베이스를 11cm 가량 늘려 넓은 실내 공간 확보가 가능해졌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_interior (4)


보통 7인승 MPV라고 하면 2열까지 앉은 5명은 편하게 차를 타지만 3열에 2명은 불편을 감수하는 경우가 대다수 였다. 하지만 피카소의 3열은 살짝 비좁은 감이 있기는 했지만 장시간 타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보이지 않는 매력을 갖고 있는 피카소의 주행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충청남도 대천에 이르는 길을 운전해봤다.

이 차에는 2.0 블루 HDi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최대 출력150마력, 최대 토크 37.8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디젤엔진의 특성상 최대토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엔진 회전 구간(2000rpm)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힘을 내줘야 할 구간에서는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줬다.

속도를 낼 때에도 큰 소음을 들리지 않았으며, 승차감 역시 가솔린 MPV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MPV의 약점인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피카소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 유일한 디젤 MPV다. 가솔린 MPV에 비해 힘도 좋고, 연비도 좋다. 실제 이 차의 연비는 14km/ℓ로 여느 세단 못지 않은 연료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차는 향후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매력 대비 낮은 인지도는 제작사와 수입사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그랜드 피카소의 가격은 4290만원과 4690만원이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구석구석 누비는 30대 이상의 가장에게 이 차를 추천해 주고 싶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_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