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K9, 매력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승차감이 궁전같은 차

강한출력과 첨단사양 갖추고도 4천만원대 3.3 프레스티지 모델 경쟁력 돋보여

기사승인 [2014-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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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09 K9 2014 사진발표회
K9 2014


140409 기아차, K9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운영(1)
기아차는 K9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운영해 프리미엄 세단의 품격을 한층 높이고 있다./제공=기아차.


아시아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14년형 K9’은 프리미엄 세단시장의 조용한 맹수라고 표현하고 싶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K9’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로 상품성 혁신을 이룬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지난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한 613대가 판매되면 상승세를 타고 있다.

K9의 첫인상은 BMW와 같은 남성미와 강인함이 풍긴다. 특히 라디에이터그릴에 격자 형상이 적용되고 상하좌우로 폭을 확대, 발광다이오드(LED) 포지션 램프와 위치 변경을 통해 전면부를 더욱 넓게 보이도록 한 LED 방향 지시등도 추가됐다. 측면은 펜더 가니시의 크롬 테두리를 더욱 날렵하고 역동적으로 바꿨다. 후면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LED 방향 지시등의 렌즈 커버가 화이트로 변경돼 깔끔한 느낌이다.

K9의 파워트레인은 람다 V6 3.3 GDi 엔진과 람다 V6 3.8 GDi 엔진, 8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강한출력을 나타낸다.

시승한 차량은 K9 V6 3.8이었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예전에 비해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에는 손가락으로 돌려서 주행성능 및 정보를 설정할 수 있는 장치가 한국의 IT기술이 접목돼 유럽차보다 확실히 편하다. 내비게이션 및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유럽제품보다 확실히 색상이 선명하다. 노멀과 에코, 스포츠 주행모드는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9.2인치 내비게이션은 시인성이 향상됐다.

시동을 걸고 변속기를 D로 옮긴 다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니 차는 부드럽게 출발했다. K9의 넘치는 파워는 고속주행에서 추월 시 진가를 발휘한다. 속도를 낼수록 안정감을 내며 아래로 착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유럽의 명차들과 비슷하다.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부르러운 가속감은 탄탄한 서스펜스가 엔진과의 하모니를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코너링에서 차체가 쏠리는 현상이 거의 없어 안정감을 주었다. 시속 180㎞까지 올렸는데도 엔진 소음이나 타이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흔들림도 없었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아차는 내.외장에도 신경을 썼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다소 낮췄다. 기존 3.3 모델의 기본형 모델인 프레스티지는 4990만원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는 한 등급 낮은 제네시스와 비슷한 가격이다. 기아차는 기존의 에쿠스와 제네시스 사이의 애매한 세그먼트를 의식한 듯 공격적인 가격책정으로 소비자의 선호도를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3.8 모델은 6260만원에서 7830만원이다.

특히 K9 뒷좌석은 고급차에 걸맞게 더욱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잠시 후배에게 운전을 맡기고 뒷좌석에 앉아봤다. 소재의 질감을 떠나 전반적으로 엉덩이에 닿는 느낌이 안락하다. 특히 수입차의 딱딱한 좌석을 싫어하는 CEO 등이 앉아본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는 유럽의 국가를 넘어다니는 장기주행에 맞춰 운전 피로감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시트를 딱딱하게 만들지만 한국은 서울-부산 구간을 주행해도 불과 4시간대면 주파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국 운전자를 겨냥한 점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불규칙한 노면의 굴곡도 안락한 좌석이 몸을 감싼다. 잠시 눈을 감으니 졸릴 정도로 편안하다.

K9은 대형 세단임에도 복합연비는 9.3km/ℓ이며, 기자는 도심 위주로 시승한 결과 7.8km/ℓ를 기록했다.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플래그십 세단인 것을 감안하면 우수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