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슈퍼카의 심장으로 달린다'…마세라티의 끝판왕, 르반떼 트로페오

국내 단 10대만 출시…내외장에서 포인트로 차별화
페라리와 수작업으로 만든 V8 3.8 트윈터보 엔진 탑재
브랜드 내 가장 뛰어난 운동성능…극강의 '코로사모드'

기사승인 [2020-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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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외장 디자인/사진=이상원 기자


아시아투데이 이상원 기자 = 무리에서 가장 뛰어난 대상을 소위 ‘끝판왕’이라고 부른다. 게임의 승기를 굳히거나 흐름을 바꿀 때 등장하곤 한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가 그러했다. 마세라티의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는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에 이탈리아어로 트로피를 뜻하는 고성능 ‘트로페오’를 얹어 탄생한 이 끝판왕은 10대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지며 국내 슈퍼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선보인 10대가 일찌감치 완판되자 올해 새롭게 10대를 선보였다.

최근 서울을 출발해 경기도 일대를 돌아오는 왕복 약 150㎞ 구간에서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를 시승했다. 전폭·전고·휠베이스는 각각 1980㎜, 1700㎜, 3004㎜로 일반 모델과 동일하지만, 전장은 5020㎜으로 15㎜ 길다. 흔히들 외관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자동차에서는 항상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우선 C필러에 위치한 트로페오 배지가 차별화를 준다. 새롭게 디자인한 스포츠 범퍼와 하단 스플리터, 사이드 스커트, 그리고 후면 익스트랙터에 카본 파이버를 적용해 고성능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여기에 후드에 엔진 열을 식혀주기 위해 2개의 배출구를 적용해 기존과는 급이 다른 ‘놈’을 품고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도어를 여는 순간 프레임리스 도어는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실내에는 고급소재를 아끼지 않았다. 곳곳이 가죽으로 마감됐고 특히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천연 가죽 시트와 도어 패널은 더블 스티칭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어우러진 계기판과 대시보드 가운데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는 마세라티만의 감성을 전달한다. 보닛을 열어보면 단번에 비범함이 느껴진다.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의 530마력 V8 엔진을 재설계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이 자리잡아 있다. 페라리의 파워트레인 개발팀과 함께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공동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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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파워트레인 개발팀과 함께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공동 제작된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의 V8 3.8 트윈터보 엔진/사진=이상원 기자


시동을 걸자 아름다우면서 강력한 배기음은 주위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언제든 차고 나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연비 주행인 아이스모드에서도 좀 처럼 답답함을 모른다. 특히 가파른 경사와 와인딩 코스에서 SUV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의 완벽한 밸러스로 매우 날카롭고 민첩하게 코스를 공략한다. 이는 차량의 전후 무게를 50: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하고 무게 중심을 낮췄기에 가능하다.

고속 코스에 접어들어 스포츠 모드를 건너뛰고 바로 극강의 ‘코로사 모드’로 전환하자 거칠어진 배기음과 함께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최대치로 낮추며 질주를 위한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 V8 3.8 트윈터보에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더해져 최대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5㎏.m의 성능으로 브랜드 내 가장 뛰어난 운동성능을 자랑하는 르반떼 트로페오는 극도로 예민해진 반응으로 발 끝에 살짝만 힘을 가해도 튀어나갈 정도다. 맹수를 콘트롤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조련사가 필요하다. 발과 손 끝의 감각을 최대한으로 살려 세심하게 콘트롤해 길을 들인다. 아무리 달려도 힘이 넘쳐나고, 넉넉한 힘으로 끝도 없이 밀고 나간다. 최고의 배기 사운드까지 더해지며 마세라티만의 감성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주유를 하러 주유소에 들어가자 하필 르반떼 S의 차주가 주유를 하다 르반떼 트로페오를 인지하자 시선을 떼지 못한다. ‘다름’을 아는 것이다. 최고의 하차감은 덤이다. 가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을 위협할만한 수준이다.

한편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의 판매 가격은 2억3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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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실내 인테리어/사진=이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