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SUV·전기차' 장점만 담았다…기아차 '니로 EV' 타보니

대용량 배터리로 장거리도 가뿐
다이얼식 변속기 적용해 차별화
451ℓ 넉넉한 트렁크 공간 일품

기사승인 [2018-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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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 ‘니로 EV’ 주행 모습./제공 = 기아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인 ‘니로 EV’가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사전계약 돌입 이틀 만에 5000대를 기록한 데 이어 8월 코나 EV·볼트 EV 등 경쟁 모델을 제치고 국내 전기차 시장 1위에 등극한 것. 그렇다면 니로 EV의 매력은 무엇일까. 시승 결과 니로 EV의 강점은 긴 주행거리와 넓은 실내공간, 뛰어난 가속력 등 탄탄한 기본기에 있었다. 전기차 모델임에도 3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은 덤이다. 기아차의 세 번째 전기차 모델이자 니로 라인업의 완성을 상징하는 니로 EV를 직접 경험했다.

최근 니로 EV를 타고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출발해 경기도 파주시의 한 카페를 왕복하는 1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2018 니로 EV’ 노블레스 모델로 64kWh 대용량 배터리와 고효율 구동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395N·m(40.3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니로 EV의 외관은 니로의 DNA는 유지하되 전기차 특유의 디자인 요소로 포인트를 줬다. 전면은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 코 형상의 그릴 테두리는 유지한 채 폐쇄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대신 몰딩과 오목한 장식을 넣어 촘촘한 느낌을 더했고 그릴 오른쪽에 위치한 충전 단자에는 코나 EV와 달리 ‘niro’ 엠블럼을 추가했다. 전면 범퍼 하단부의 안개등·인테이크 그릴과 후면 범퍼 양 끝에는 친환경을 상징하는 블루 컬러를 입혀 니로와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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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 ‘니로 EV’ 외관 디자인./사진 = 김병훈 기자


실내 디자인은 외관에 비해 변화의 폭이 크다. 주행거리·회생제동 등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7인치 LCD 계기판과 8인치 터치 스크린은 코나 EV와 같지만, 버튼식 기어레버를 적용한 코나 EV와 달리 니로 EV는 다이얼식 SBW(전자식 변속장치)가 적용됐다. 다이얼을 돌리면 R·N·D 모드로 변경할 수 있고 다이얼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P’ 모드로 전환된다. 도어트림과 송풍구, 시트 테두리에는 파란색 띠를 둘러 전기차만의 개성을 강조했다.

실내 공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동급 최대 수준인 전장·전폭은 물론 27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를 확보해 2열 공간의 거주성을 높였다. 이는 경쟁 모델 대비 최대 100mm 넓은 수준이다. 트렁크 공간도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넓은 451ℓ에 달한다.

시동을 걸자 전기차답게 진동과 소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으려던 찰나 스티어링 휠 뒤편에 위치한 패들시프트가 눈에 띄었다. 회생제동 시스템의 강도를 조절하는 장치로, 회생제동이 없는 0단계부터 강하게 작동하는 3단계까지 총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도심구간에서 3단계로 설정하자 가속페달 조작만으로도 가속과 제동이 가능해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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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 ‘니로 EV’ 내부 인테리어./사진 = 김병훈 기자


특히 왼쪽 패들시프트를 길게 당기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정차가 가능한 ‘원 페달 드라이브 시스템’이 작동했다. 제동 성능이 강화되는 만큼 에너지 효율은 높아지지만, 강한 제동에 따른 울컥거림이 심해지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오른쪽 패들시프트를 길게 당길 경우 경사는 물론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해 적절한 회생제동 강도를 설정해주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이 작동, 브레이크페달 조작을 크게 줄여줘 주행 시 피로도가 덜했다.

고속구간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꾹 밟자 1.7톤에 달하는 덩치임에도 예상밖의 순발력을 발휘했다. 가솔린·디젤차와 달리 초반 가속부터 최대토크의 힘을 내 시종일관 경쾌한 움직임과 시원한 가속감을 보여줬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330kg 늘어난 무게 때문인지 코너링 시 안정감을 더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한 느낌으로 노면의 충격을 무난히 흡수했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시승 후 최종전비는 7.1km/kWh로 복합전비(6.1km/kWh)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니로 EV 64kWh 모델의 가격은 프레스티지 4780만원·노블레스 4980만원이다.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각각 3080만원·328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