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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산업장관까지…현대차 수소차 종주국 지위 탈환?

정부·지자차·업계 등이 수소차 선순환 구축에 나서야

기사승인 [2018-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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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대통령에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수소연료전지차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한때 수소차의 최강자였던 한국은 규제와 인프라 부족으로 일본의 추격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중앙정부의 획기적 지원에 업체의 과감한 투자가 맞물린다면 수소차 종주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넥쏘를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이어 유럽, 내년에는 중국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결국 내년 현대차는 한국·북미·유럽·중국 등 4대 전략 시장서 일본 업체들과 수소차 전쟁을 본격화하게 된다.

현재 세계 수소차 시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2013년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를 출시했다. 이어 일본은 2015년 도요타가 ‘미라이’를, 2016년 혼다가 ‘클래리티’를 출시하면서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 3월 국내에 먼저 출시된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09km까지 주행이 가능, 현존하는 수소전기차 중 최장 수준의 항속거리를 갖췄다. 넥쏘는 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고성능 필터를 탑재해 ‘최고의 친환경차’로 통한다.

더욱이 수소차는 최근 부진에 빠진 현대차가 시장 판도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는 히든카드다. 아직까지 현존하는 최고의 친환경차는 전기차가 꼽히고 있지만 조만간 수소차에게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수소차와 전기차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충전시간·최대주행거리·최고속도 등의 성능 면에서는 수소차가 전기차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출시한 만큼 우리나라는 관련 분야의 기술력에서 일본보다 우위에 있다. 주행거리 외에도 수소저장 및 공급 기술, 스택(수소차 안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부품), 배터리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3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넥쏘는 9월까지 300대 판매에 그치는 등 힘에 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전 인프라가 아직 미비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100개에 육박하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데 비해 한국은 16곳에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8곳뿐이다.

최근 대통령에 이어 산업장관까지 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만큼 국내 수소인프라 보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수소차 공급 문제는 선결돼야 할 숙제다. 핵심은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이다. 넥쏘는 예약판매 첫날 전국에서 733대가 계약됐다. 이는 올해 정부 보조금 지급 대수 240여대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수소차 보조금을 증액, 500대가 추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음에도 대기 수요(약 3000대)를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보조금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넥쏘는 예산 규모만큼만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소와 보조금을 늘릴 경우 판매가 늘게 되고 현재 7000만원에 달하는 원가 역시 낮아져 수소차가 대중화될 수 있다”며 “이같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정부·지자차·업계 등이 생태계 구축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