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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세페서 순식간에 완판된 그랜저 하이브리드…왜?

"현대차 올해 농사 성패,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결정"

기사승인 [2018-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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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하이브리드-판매-비중-추이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이쯤 되면 혼자서 회사를 등에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형제들 모두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에서의 처절한 ‘고군분투’다. 회사를 먹여살리는 ‘충신’이 될지, 자신의 몰락으로 회사의 운명까지 바꿔버리는 ‘변수’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얘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개최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투입시켰다. 비록 소수의 재고 차량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행사 시작과 함께 배당 물량이 전부 소진됐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고 있는 모델이다. 굳이 대규모 세일 행사에 까지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친환경차 모델 중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 회사를 대표하는 위치까지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946대가 판매됐다. 세단 중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많이 팔린 모델은 가솔린 그랜저(5564대)·아반떼(5488대)·가솔린 쏘나타(4147대)뿐이다.

몇백만원 더 비싼 초기 구입 비용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음에도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가솔린 차량을 대체하는 속도는 무척 가파르다.

지난해 그랜저 하이브리드 비중은 그랜저 전체의 14%에 불과했지만 올해 1~9월 평균은 21%에 달한다.<그래픽 참조>

친환경차 전체의 부흥 역시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는 올해 첫 ‘10만대 판매’를 노리고 있다. 1~9월 8만3000여대 가량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친환경차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3~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남은 3달 동안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월 2000대 정도만 소화시켜준다면 10만대 이상 판매도 충분하다.

한편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최근의 유가 상승세와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업그레이드된 시점이 맞물려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45.18원이었지만 6월에는 1694.76원, 9월에는 1726.75원으로 계속 오름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준대형인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소형과 준중형에서 볼 수 없었던 공간과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를 확보할 수 있어 고유가 시대에 더욱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3년 주행으로 초기 구입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며 “경제성을 철저히 따져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준대형 하이브리드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