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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9, 성공의 비결은 '극과극 마케팅'

다양한 마케팅으로 화제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

기사승인 [2018-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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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2018년 3월의 어느 날. K9 출시 한 달을 앞두고 기아자동차 마케팅본부 임직원들의 밤샘 회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들의 고민은 K9의 판매 확대. K9은 기아차의 첫 대형 세단으로 2012년 출시됐지만 계속된 판매량 저조로 존재감마저 미미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상품성은 자신이 있었지만 문제는 이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이었다. 일단 이들 임직원은 할 수 있는 모든 마케팅 방법을 동원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타깃 고객에 대한 집중 홍보는 물론, 누구든 K9을 경험할 수 있는 이른바 ‘극과극 마케팅’이 바로 그것이다.

기아차의 플래그십(대표 차종) 세단인 K9이 5개월 연속 월간 판매 1200대를 넘어섰다. K9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업무용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차종이었지만 그동안 판매량은 월 100대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쳤었다. 기아차에게는 ‘아픈 손가락’이었던 셈이다. K9의 부활은 제품경쟁력과 마케팅의 시너지가 극대화된 사례로 통한다.

19일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K9은 1204대를 판매했다. 한때 1700대를 판매했던 것과 비하면 판매량은 주춤해졌지만 아직까지는 순항중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판매량(110대)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판매 증가를 이뤄냈다.

K9의 부활은 상품성 강화, 수입차 변수, 타깃 마케팅 적중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K9은 차로유지보조(LFA), 전방/후측방/후방교차 충돌방지보조(FCA/BCA-R/RCCA), 안전하차보조(SE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 다양한 기술을 탑재했다.

또 △방향지시등 조작 시 해당 방향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하는 ‘후측방모니터(BVM)’ △터널 진입 전 자동으로 창문을 닫고 내기순환 모드로 전환하는 ‘터널연동 자동제어’ △하이빔 보조(HBA) △운전자주의 경고(DAW) 등 국산차 최고 수준의 안전편의사양이 적용됐다.

대형 세단임에도 54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장점이다.

조직 안팎에서는 적극적으로 실시한 마케팅이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여행객에게 공항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 K9 리무진 시승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번 이벤트는 K9 품격과 상품성을 고객이 공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체험토록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K9을 알리기 위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개관한 ‘살롱 드 더 K9’을 통해서는 고객이 1대1로 차량 소개와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K9 관심 고객을 대상으로 시네마 클래식 음악 감상회는 물론, 귀향 차량을 고객들에게 무상 대여해주는 7박 8일 시승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특히 지난 7월 기아차 광주지역본부는 초복을 맞아 지역 독거노인 33가구에 선풍기와 삼계탕·밑반찬을 전달했다. 당시 이벤트의 백미는 배달 차량으로 K9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파격적인 이 이벤트는 지역사회는 물론 자동차 업계에서도 K9을 화제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시도하는 족족 마케팅이 성공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올해 K9의 목표는 1만5000대. 월 1600대씩 팔아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1500여대에 그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술력에서 독일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뛰어난 상품성을 제대로 알려 판매량을 계속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