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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도 디젤 세단 포기? 친환경차 전략 강화하나

K3, 디젤 모델 없이도 승승장구…선택과 집중 가속

기사승인 [2018-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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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현대자동차가 일부 세단의 디젤 모델 생산을 포기하면서 기아자동차 역시 이를 따라갈 확률이 높아졌다. 이미 기아차는 올 초 일부 차량의 디젤 라인을 포기했음에도 판매량은 오히려 늘린 바 있다. 특히 디젤을 대체할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전기차)의 판매량은 계속 늘고 있다. 기아차 입장에서도 무리해서 디젤차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친환경차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준준형 세단 K3는 1~7월 판매량이 2만8262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된 K3의 차량 대수인 2만8165대보다 많은 수치다.<그래픽 참조>

올해 K3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2월 풀체인지(완전 변경)된 신차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2월 신차 출시 이후 7월까지 K3는 전년 같은 대비 무려 78.1% 판매량이 늘었다.

K3의 판매량 증대가 기아차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디젤 라인을 제외하고도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디젤 생산 라인은 돈은 많이 들지만 판매량 확대에는 도움 안된다”라는 가설을 K3가 입증시켜 준 셈이다.

최근 현대차는 그랜저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배출 조작, BMW 화재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 “무리하게 디젤 모델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의 그랜저(K7), 쏘나타(K5)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디젤 모델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회사는 디젤라인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K3의 사례로 봤을 때 K5·K7 역시 생산 라인에 변화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때 디젤은 저렴한 가격과 좋은 연비로 ‘클린 디젤’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수입 차 브랜드들은 디젤차의 선전으로 매년 판매량을 늘려왔으며 이에 자극받은 국산차 브랜드도 SUV가 아닌 세단에도 디젤 라인업을 추가했다.

하지만 2012년 WHO(세계보건기구)가 디젤 매연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한 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여기에 2014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불거지고 국내선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디젤은 급격히 신뢰도를 잃게 됐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 역시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에 돌입하고 있는 만큼 향후 3년 내에 디젤차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비중은 2015년 68.8%까지 올라갔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6.2%까지 떨어지며 가솔린(45.1%)과 엇비슷한 수준이 됐다. 반면 올해 상반기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의 판매대수는 5만3778대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판매된 전체 승용차 77만2028대(레저용 차량 포함)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미 현대·기아차 내부적으로도 디젤보다는 친환경차에 올인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모델을 38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