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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초'타이틀에 목숨 건 현대차그룹…왜?

"경쟁 치열해 지면서 특화된 기술 없이는 생존 불가능"

기사승인 [2018-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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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자율주행 수소전기차 모습./제공=현대차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 및 부품 계열사들이 ‘세계 최초 기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환경이 치열해지면서 “특화된 기술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숙제는 세계 최초라는 장점을 어떻게 판매량 확대까지 연결시키느냐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같은 자동차 안에서 좌석마다 서로 다른 음악을 간섭 없이 들을 수 있는 기술을 전 세계 완성차 업계 가운데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차량에 내장된 여러 개의 스피커들이 동시에 다른 음향을 낼 때 나오는 소리의 파장을, 서로 감쇠시키거나 증폭시키는 원리를 이용해 좌석별로 원하는 소리가 재생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좌석마다 다른 음악을 틀어도 음이 중첩해 들리지 않으며 좌석별로 방음시설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즉 좌석마다 다른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운전석에서는 라디오를, 보조석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이 가능하다.

올해 2월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에도 성공한 바 있다.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서울·평창간 고속도로 약 190km에 대한 자율주행에 성공하면서 현대차는 “자율주행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세계 최초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첨단 조향 장치를 개발했다. 자율주행 중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해 운전자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장치다.

운전자 조작 없이 차가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환경에서 조향 장치의 정상작동은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 사항이다. 자율 주행 중 조향 장치에 예상하지 못한 오류가 발생하면 핸들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없어 정상적인 주행이 어렵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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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에서 공급하고 있는 기아차 ‘더 K9’의 헤드램프./제공 = 현대모비스


이외에 지난 6월 현대모비스는 김이 서리지 않는 램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생산중인 램프류에 일괄 적용하기도 했다. 램프 안개 문제는 램프 내부의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벽면에 흡착돼 뿌옇게 착색되는 현상으로, 이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유리섬유를 추가해 강성을 확보, 여기에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해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현대모비스는 헤드램프 무게 또한 평균 20% 절감을 달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세계 최초 기술력은 실제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제네시스·현대차·기아차 등 그룹 완성차 3개 브랜드가 미국 신차품질조사 종합순위 1~3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18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일반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 13개 프리미엄 브랜드 중 1위(68점)를 기록했다.

특히 제네시스는 이번 신차품질조사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 프리미엄 브랜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에서 진출 2년 만에 최고 성적인 68점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전체 순위 2위를 기록했으며, 일반 브랜드 부문에서는 1위(72점)에 올랐다. 기아차가 일반 브랜드 1위를 차지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연속이다.

현대차는 기아차에 이어 전체브랜드 3위, 일반브랜드 2위(74점)에 올랐다. 현대차는 2006년과 2009년, 2014년 일반브랜드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지난해 4위로 떨어졌지만 올해 다시 두 계단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