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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열풍' 넘어 '돌풍'으로…마세라티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타보니

기사승인 [2018-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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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의 주행 모습./제공 = FMK코리아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기블리(Ghibli)’는 최근 마세라티 브랜드 성장의 주역으로 꼽히는 모델이다. 2012년 6288대에 불과했던 마세라티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3년 기블리 출시 이후 2배 이상 늘었고 2016년에는 4만대의 벽을 넘어섰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친 ‘2018 뉴 기블리’를 내놓고 트림을 ‘그란루소’ ‘그란스포트’로 세분화하며 도약의 고삐를 죄고 있다. 작명(作名)에 담긴 ‘사하라 사막의 열풍’을 넘어 글로벌 럭셔리 스포츠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블리를 직접 경험했다.

최근 ‘2018 뉴 기블리’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일대를 왕복하는 200km 구간을 달렸다.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는 3.0ℓ V6 트윈터보 엔진과 8단 ZF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의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모델보다 0.1초 단축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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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의 전측면·후측면./제공 = FMK코리아


뉴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의 전면은 마세라티 특유의 상어 코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새롭게 적용된 3분할 범퍼가 강력한 성능을 암시한다. 또 개선된 휠 디자인과 매트릭스 LED가 적용된 헤드라이트를 통해 공격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특히 전면 범퍼 하단과 측면 사이드미러 등에 카본 소재를 사용해 고급감을 높였고 후면 역시 카본 스포일러와 디퓨저의 크기를 키워 기블리만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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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의 실내 공간./제공 = FMK코리아


실내는 검은색 가죽과 붉은색 박음질 장식으로 럭셔리카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특히 금속 재질의 스포츠 페달과 스포츠 스티어링 휠, 12방향의 스포츠 시트를 적용해 그란루소와 차별화했다. 시트는 버킷 타입으로 하체를 꽉 잡아줬으며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의 직관성도 뛰어났다. 애플 카 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 제공으로 편의성을 높였고 기존 모델에서 지적됐던 한글화 부분을 개선한 점도 눈에 띄었다.

뉴 기블리의 주행모드는 노멀·스포트·I.C.E 등 3가지다. 먼저 노멀 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 중저음의 배기음을 내며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갔다. 정숙성은 세단과 비슷했지만, 반응속도는 확실히 빨랐다. 노면이 좋지 않은 구간에서 하체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노면 조건에 따라 전·후륜 모두 지속적으로 댐핑력을 변동시키는 ‘스포츠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이 장착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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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의 주행 모습./제공 = FMK코리아


고속주행 능력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기어노브 옆 스포트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자 우렁찬 배기음을 토해내며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은 더욱 민첩하게 반응했고 속도를 높일수록 도로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줘 차량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었다. 급코너 구간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원하는 궤적을 타고 그대로 돌아나갔다.

제동력은 마치 칼날 같아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노면을 뚫고 들어갈 듯이 매섭게 멈춰섰다. 고속구간에서 벗어나 ‘I.C.E(Increased Control and Efficiency)’ 버튼을 누르자 다시 세단처럼 부드러워졌다. I.C.E는 연료 소모와 배출가스·소음 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뉴 기블리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탑재됐고 기존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에 차선유지어시스트(LKA)·액티브사각지대어시스트(ABSA)·하이웨이어시스트 등이 추가돼 안전성을 높였다.

시승 후 최종연비는 공인연비(7.4km/ℓ)보다 낮은 6.9km/ℓ를 기록했다. 뉴 기블리 SQ4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1억2870만~1억44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