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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재고 부담'에 7월 美 판매 5.1%↓…3분기 키워드 'SUV·K시리즈'

기사승인 [2018-08-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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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미국 시장에서 플릿(Fleet) 판매를 줄이고 소매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단기적인 판매 출혈을 감소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신형 싼타페·K3 등 주력 모델의 신차를 올해 3분기 미국 시장에 투입해 판매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일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HMA·KMA)에 따르면 지난달 10만4864대 판매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지난달 현대차는 5만1752대(제네시스 포함), 기아차는 5만3112대를 팔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5.8% 줄었다. 이는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수요 감소폭(-3.7%)을 밑도는 수치다.

현대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는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35.1% 줄어든 8275대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기간 투싼은 1.0% 증가한 1만1360대를 기록, 지난해 3월부터 17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누적 판매의 경우 8만1309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늘었다. 코나 역시 월 판매 4000대를 돌파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기아차는 올해 3분기 내 신차 출시를 앞둔 포르테(국내명 K3)가 지난달 7546대 판매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형 SUV 쏘렌토가 지난해 7월보다 23.1% 증가한 1만1982대 팔리며 분전했지만, 세단 판매의 감소분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제네시스의 경우 G80·G90(국내명 EQ900)이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분의 2가량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가 감소한 이유는 재고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플릿 판매 축소와 인센티브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플릿 판매는 관공서·기업 등 법인·렌터카·중고차 업체 등에 한번에 대량 판매하는 것으로 재고를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플릿 판매에 의존해왔다.

다만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보다 수익성이 낮은 데다 잔존가치 하락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 주목, 현대·기아차는 최근 플릿 판매를 축소하고 소매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 과정으로 인한 판매 감소가 지난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마저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든 136만4961대를 기록, 침체기에 접어든 점도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 6월 출범한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의 방침에 따라 일부 공장 가동률을 낮춘 것도 판매 감소의 직격탄이 됐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미국 공장 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9%포인트 떨어진 85%에 머물렀다. 딜러가 차량을 판매할 때마다 지급되는 인센티브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인센티브가 높을수록 회사 순이익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통계 전문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1대당 인센티브는 각각 2898달러·3928달러로 지난해 말 보다 최대 14%가량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K시리즈와 SUV를 키워드로 주력 신차를 미국에 투입해 올해 3분기 판매 반등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먼저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판매에 돌입한 데 이어 오는 11월 투싼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 6월 선보인 쏘렌토의 상품성 개선 모델 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다음달 신형 포르테를 미국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체질 강화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플릿 판매를 줄이고 개인 고객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며 “신형 싼타페와 쏘렌토·K5의 상품성 개선 모델의 판매가 개시되는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가 올해 1~7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누적 대수는 73만34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가 38만6800대로 3.4%, 기아차는 34만6675대로 1.6% 판매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