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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완벽에 완벽을 더했다"…혼다 어코드 2.0 터보 타보니

기사승인 [2018-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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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10세대 신형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주행 모습./제공 = 혼다코리아


양평/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혼다의 중형 세단 ‘어코드’는 1976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 40여 년간 전 세계 160개국에서 2000만대 이상 팔린 월드 베스트 셀링 세단이다. 국내에서는 2004년 7세대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4만대가 판매되며 수입 세단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출시된 10세대 어코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시승 결과 신형 어코드의 강점은 젊어진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성능, 안전성 등 탄탄한 기본기였다. 혼다의 기술력을 집약해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 신형 어코드를 직접 몰아봤다.

지난달 31일 신형 어코드를 타고 경기도 양평 현대 블룸비스타를 출발해 경기도 이천의 한 카페를 왕복하는 9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2018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모델로 2.0ℓ 직분사 브이텍(VTEC)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56마력, 최대토크 37.7kg·m의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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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10세대 신형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외관./제공 = 혼다코리아


신형 어코드는 저중심 설계를 바탕으로 전고를 기존 모델보다 15mm 낮춰 역동성을 강조했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890mm·1860mm·1450mm로 전폭 역시 기존 대비 10mm 늘어났다. 특히 휠베이스(축간거리)를 55mm나 확장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전면 그릴에는 혼다의 차세대 디자인 콘셉트인 ‘솔리드 윙’이 적용돼 차체가 더욱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줬다. 그릴 양옆에 촘촘히 박힌 풀 LED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으로 일본차에선 보기 드문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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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10세대 신형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외관./사진 = 김병훈 기자


측면에는 패스트백(지붕선이 트렁크 끝단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형태) 디자인을 적용, 스포츠 쿠페의 DNA를 엿볼 수 있다. 또 측면 상·하단에 추가된 2개의 캐릭터 라인으로 비례감을 강조했다. 후면부의 ‘C’자형 LED 리어램프는 혼다만의 정체성을 드러냈으며 매끈한 후면 범퍼와 듀얼 머플러 팁을 조합해 어코드만의 스타일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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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10세대 신형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1열 공간./사진 = 김병훈 기자


운전석에 앉으니 부드러운 가죽 시트가 몸을 꽉 잡아줬다.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은 우수했고 7인치 디지털 방식의 계기판은 시인성이 뛰어났다. 특히 대시보드의 높이가 낮아 시트를 낮춰도 보닛 전체가 보일 정도로 개방감이 탁월했다. 실내 디자인은 좌우대칭의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치해 균형감을 높였다. 센터 터널의 버튼식 기어 노브는 다소 어색했지만, 조작이 편리했고 송풍구 아래 위치한 공조 버튼도 꼼꼼한 마감과 함께 인식률도 우수했다.

1열 공간의 안락함은 2열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했음에도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했다. 적재공간 역시 만족스러웠다. 신형 어코드의 적재공간은 473ℓ로 트렁크 게이트가 큰 편이라 부피가 큰 짐도 쉽게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더욱 넉넉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패밀리 세단임에도 2열에 통풍 시트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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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10세대 신형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에 적용된 레인 워치 카메라(시계 방향으로)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액티브 컨트롤 댐퍼, 10단 자동변속기./제공 = 혼다코리아


신형 어코드의 주행 모드는 이콘(ECON)·노멀·스포츠 등 3가지다. 이콘과 노멀 모드의 경우 가속페달을 밟으면 풍부한 출력이 부드럽게 전해졌다. 가속 반응은 다소 여유로웠지만, 움직임이 경쾌해 일상주행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고속구간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잔잔한 배기음이 울리며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졌다.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가볍게 치고 나갔고 고속에서 재가속을 해도 힘이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변속 질감은 압권이었다.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했음에도 상황에 적절한 기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냈다. 또한 전 구간 변속이 꾸준히 진행돼 차량이 낮은 RPM(분당 엔진 회전수)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도록 도왔다. 승차감의 경우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 덕분에 주행 시 피로감이 덜했고 고속에서는 안정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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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10세대 신형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주행 모습./제공 = 혼다코리아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은 기존보다 더욱 민첩하고 직관적이었다. 듀얼 피니언 EPS 시스템을 적용해 더욱 균형잡인 주행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혼다 센싱’은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72km/h 이상에서 작동되는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과 자동감응식정속주행장치(ACC)는 편안한 고속 주행을 도왔고 30km/h 이하의 속도에서 작동하는 저속추종장치(RDM)는 도심주행에서 유용할 것 같았다. 이밖에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우측 사각지대를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 레인 워치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시승을 마친 뒤 연비는 공인연비(10.8km/ℓ)보다 낮은 8.4km/ℓ를 기록했다. 고속주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도심구간을 제외하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한 결과로 보인다. 신형 어코드의 가격은 △1.5 터보 3640만원 △2.0 터보 스포츠 42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