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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美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자존심…캐딜락 CTS 프리미엄 타보니

기사승인 [2018-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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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중형 세단 ‘CTS’./제공 = 캐딜락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캐딜락의 럭셔리 중형 세단 CTS는 BMW 5시리즈·벤츠 E클래스를 정조준해 만든 야심작으로 ATS·CTS·CT6로 대표되는 세단 라인업의 중심에 선 모델이다. ATS와 같은 알파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체를 더 키웠고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예술과 과학(Art and Science)’을 반영해 젊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2500대의 판매 목표를 내건 캐딜락의 주력 모델이자 CTS-V의 모태가 되는 3세대 CTS를 직접 경험했다.

최근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일대를 왕복하는 13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캐딜락 CTS 프리미엄 모델로 2.0ℓ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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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중형 세단 ‘CTS’ 외관./사진 = 김병훈 기자


CTS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5m에 달하는 긴 전장과 정확한 계산과 비례에 맞춰 섞여 있는 직선과 곡선이 당당한 존재감을 완성했다. 전면은 입체감을 강조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중앙의 엠블럼이 고급감을 더했고 양쪽 헤드램프 끝에서 시작된 세로 형태의 LED 시그니처 라이트는 하단 범퍼까지 이어져 강인한 인상을 풍겼다. 측면 루프 라인과 후면은 공격적인 쿠페 형태로 역동적이면서도 긴 후드와 선 굵은 캐릭터 라인을 통해 고성능 세단의 느낌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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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중형 세단 ‘CTS’ 내부 공간./사진 = 김병훈 기자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원목·알루미늄·탄소섬유 등 고급 소재를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적용했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과 크롬으로 코팅된 마그네슘 재질의 패들시프트는 마감은 물론 촉감도 뛰어났다. 센터페시아는 피아노 블랙 색상으로 고급감을 더했고 모든 버튼은 터치식으로 글로브박스와 컵홀더도 전동식이어서 편리했다. 계기판은 시인성이 뛰어났으며 밸런스·고급 등 두 가지 테마가 제공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되지는 않으나 직관적이다. 1열 시트의 착좌감은 수준급이었고 운행·주차 시 사물 또는 사람이 접근하면 진동으로 위험을 감지해 안전한 운행을 도왔다. 2열 공간의 헤드룸·레그룸은 차급을 고려하면 적당하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다소 좁은 편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묵직하고 힘차게 쏘아 나갔다. 스티어링 휠의 감도는 적당했고 단단한 하체는 노면의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했다. 자동 8단 변속기의 체결감도 뛰어나 전 구간 매끄러운 주행을 도왔다. 시속 160~180km에서의 급코너링 구간에서도 차체가 도로를 움켜쥐고 부드럽게 돌아나갔고 급제동 시 차체의 밸런스도 우수했다. 미국차 특유의 감성이 전해지는 엔진음도 인상적이었다. 고속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우우웅’하는 강한 엔진음을 내뿜었다. 소음이라기보다는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경쾌한 소리였다. 엔진음을 제외하곤 외부 소음이 들어오지 않아 동승자와의 대화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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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중형 세단 ‘CTS’ 계기판./사진 = 김병훈 기자


다만 저속 주행 시 기어 변속이 다소 지체되거나 수동모드에서 패들시프트를 당겼을 때 운전자의 의도를 100% 수용하지 않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운전자의 조작이 만약 최적의 변속 타이밍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조금 기다렸다가 변속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시승 후 최종 연비는 8.1km/ℓ로 공인연비(10.5km/ℓ)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캐딜락 CTS의 국내 판매 가격(부가세 포함)은 럭셔리 5580만원·프리미엄 6470만원·프리미엄 AWD 71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