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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영업 사령관들’…희망의 아이콘 될 수 있을까?

내수서 양사 합산 사상 최고 수준 점유율, 성장세 유지가 관건

기사승인 [2018-05-09 06:00], 기사수정 [2018-05-0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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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2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 전략의 근간은 내수다. 국내서 온전한 독주 체제를 갖춰야 해외에서 과감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내수 증가→전략 혁신→글로벌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실제 최근 현대·기아차는 내수판매 점유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글로벌 판매 성장률도 두 자릿수로 높여 잡았다. 양사의 국내 영업을 책임지는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과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 합산 내수 판매 점유율은 84.8%를 기록했다. 현대차 47.5%(6만3788대), 기아차 37.3%(5만4대)로 사상 최대치다. 양사 모두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대수·점유율(현대차 6만361대·45.5%, 기아차 4만3515대·32.8%)이 늘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양사는 글로벌 판매 목표를 10% 이상 상향 조정했다.

물론 점유율 상승에는 한국지엠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가 크다. 그럼에도 내수 점유율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내수 무조건 확대’라는 분명한 미션을 전달받은 이 부사장과 권 부사장은 한숨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이 부사장은 현대차 내수가 곤두박질치는 2016년 10월 부임했다. 당시 현대차의 국내 판매 점유율은 4만1548대로 37.4%에 그친 바 있다.<그래프 참조>

대외적인 이미지도 부정적이었다. 불거지는 품질 논란에 젊은층 소비자는 수입차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 부사장이 꺼내든 카드는 영업전략실 신설이었다.

영업전략실은 기존 국내영업본부 내 커뮤니케이션실과 마케팅실의 기능을 통합한 조직이다. 고객이 올리는 각종 건의나 불만 사항은 이광국 부사장에게 곧바로 보고된다. 신차가 출시될 때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판매가 부진해지는 상황을 어떻게든 저지하는 것이 목표다.

전기차 강화도 이 부사장이 각별히 신경 쓰는 분야다. 전기차는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코나 일렉트릭은 사전계약에 들어가 영업일 기준 3주 만에 1만8000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판매 목표 1만2000대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외에도 이 부사장은 쏘나타의 부진을 상쇄시킬 쏘나타 뉴 라이즈 출시, 그랜저를 통한 30~40대의 젊은층 공략, 소형 SUV 코나의 여성 마케팅 강화 등의 핵심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도 했다.

남은 과제는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으로 인한 내수 증가라는 오명을 완전히 떨치기 위해서 세단·SUV·친환경차 등 전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여야만 한다.

지난해 말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에 오른 권 부사장의 과제는 K시리즈의 부활이다.

2017년 기아차의 전체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K3·K5·K7·K9 등 K라인업들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2월 출시된 K3를 위해 권 부사장은 직접 노사와 손을 잡고 현장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가격에 있어서도 K3에 엔진 및 동력전달부품 보증기간을 기존 ‘5년·10만㎞’에서 ‘10년·10만㎞’로 연장하는 ‘스마트스트림 더블 개런티’를 운영했다. 일정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판매량 확대를 선택한 셈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국산차 판매 순위 20위권에 머물던 K3는 지난달 단숨에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존재 자체가 미미한 신형 K9을 위해 최첨단·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가격 정책은 K3와 정반대로 구사했다. 1세대 K9은 3.8 모델 기준으로 5166만~8436만원에 판매됐으나 신형은 5490만~9330만원에 판매한 것이다.

모험은 성공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109대 판매에 그쳤던 K9은 지난달 1222대를 판매해 무려 1000% 이상 늘었다.

관건은 이 같은 성장세를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다. 즉 K라인업의 선전이 잠깐의 신차 효과인지, 상품성과 마케팅의 결과물인지는 전적으로 권 부사장에게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