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 0 | 최성록 차장/ 경제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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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최근 며칠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지금도 꿈인지 현실인지 아리송합니다.” 얼마 전 식사를 하던 모 그룹의 홍보임원이 최근의 남북 관계를 보면서 한 얘기다. 올 초까지 서로를 비방한 남과 북이 이제 공생·공존을 논하고 있는 모습이 쉽사리 믿기지 않아서다. 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대북경협주로 분류되는 만큼 주가도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식사 내내 그의 얼굴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 같은 사례는 특정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물경제를 이끄는 산업계 모두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북한 인프라 구축 및 자원 활용 등 부진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강구되고 있다.
가장 큰 수확은 그동안 우리경제와 기업들을 위협했던, 북핵·전쟁과 같은 리스크가 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남북관계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요인으로 야기됐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될 여지는 충분하다.
천재일우(千載一遇). 그동안 갖은 악재에 시달렸던 우리 산업계에는 ‘가뭄 속 단비’다. 단순히 내수 시장이 커지고 진출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시너지를 발휘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평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는 지정학적 문제 외에도 기업 회계의 불투명성,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이 같은 비율로 존재한다. 큰 숙제 중 이제 하나가 겨우 해결되고 있을 뿐이다. 코리아 프리미엄, 불황극복을 위해서 넘어야 할 난관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현 시점에서 “변화는 고통이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필요한 것이다”라고 외친 영국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는 충분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경제의 악습과 폐단까지 고치지 못한다면 의미 있는 진전은 요원해진다. 정치가 변화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경제도 바꿔야만 한다. 5월, 우리 산업계에 진정한 봄이 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