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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산업계 "리스크 사라지고, 사업기회 확대될 것"

현대아산 대북사업, 현대차 반한감정 해소에 따른 중국 판매량 상승 기대

기사승인 [2018-04-27 11:25], 기사수정 [2018-04-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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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정은 판문점 만남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재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남북이 공존의 길을 걷는다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내수 시장이 창출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대외신인도 상승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기업 및 경제단체들도 “향후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등 경협여건이 성숙하게 되면 남북간 새로운 경제협력의 시대를 개척하는 일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기업은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막혔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99년 창립된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개발사업·금강산 관광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이후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면서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남·북관계가 악화됐던 2015년 215억원, 2016년 2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관광 중단 후 누적된 매출손실 추정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남북 대화와 교류의 문이 닫혀있고 어두운 전망이 거론되지만, 선대회장님의 유지인 남·북 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현대그룹은 최근 남·북 해빙 무드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적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대북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전략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사드 배치로 형성된 중국 내 반한감정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2015년 106만2826대, 2016년 114만2016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사드 갈등이 불거진 2017년에는 연 판매량이 78만5006대로 추락했다. 올해 2월까지 판매량 회복을 하지 못했던 현대차는 3월에는 전년 대비 35.4% 판매량이 상승했다.

이 같은 회복세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반한감정이 해소된다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한진과 같은 물류업체들도 남북정상회담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북 물류사업 기회가 확대될 경우 한 국가에 진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간접적인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전 세계에 선보였던 우리 통신업체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도 5G 서비스를 국내외에 공개한다.

KT는 이날 판문점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주관 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SK텔레콤도 프레스센터에 5G 태블릿을 통해 회담 진행상황을 기자들에게 제공한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51.0%)은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 투자 및 진출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개발(33.3%)’,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33.3%)’, ‘저렴한 노동력 활용(15.2%)’, ‘동북아 해외거점 확보(9.1%)’ 등이 꼽혔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은 논평을 통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경제협력 강화와 ‘한반도 신경제 구상’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관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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