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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하면 100% 성공?" 현대차그룹 외인부대의 비밀

한국 디자인·성능 담당자들과의 시너지가 향후 성패 결정

기사승인 [2018-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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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많아야 1년에 두 명뿐이다. 하지만 채용만 하면 성과는 반드시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외인(外人)부대’에 대한 평가다. 최근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는 판매량 부진 속에서도 디자인·고성능 분야에대한 우수성 만큼은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디자인과 성능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보인 시기는 ‘외국인 임원 영입 직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 직원들만의 독주가 아닌, 토종 직원과의 시너지가 향후 해당 분야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 등 6개 상을 수상했다.

‘제품 디자인 부문-수송 디자인 분야’에서 기아차 스팅어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대차 넥쏘·코나, 기아차 스토닉·모닝은 본상을 수상했다. 기아차 브랜드 체험관 BEAT360은 ‘제품 디자인 부문-실내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본상을 받았다.

현대·기아차가 디자인상의 단골이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기아차 쏘울이 2009년 레드닷 디자인 자동차 제품 디자인 분야 상을 받은 것이 국산차 최초의 기록이다. 하지만 이후에 현대·기아차는 매년 레드닷을 비롯한 iF·IDEA 등 3대 디자인 상을 휩쓸고 있다.

이 같은 디자인 실력 향상에는 외국인 임원들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및 제네시스는 2006년 아우디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 사장 영입 이후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벤틀리),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디렉터(부가티), 사이먼 로스비 상무(벤틀리), 피에르 르클레어 상무(BMW), 올렉 손 상무(BMW) 등을 영입해 ‘디자인 드림팀’을 구축했다.

고성능 분야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가격·디자인·연비 외에도 성능에 대한 신뢰를 현지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야만 했다.

그동안 고성능 차량의 척도인 모터스포츠에서 현대차는 참가에만 의의를 둘 뿐 괄목할 만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알버트 비어만 사장 영입 후 출시된 고성능 경주차로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성적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과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 등 랠리와 서킷 경주 대회 모두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고성능 차량인 ‘i30 N TCR’는 판매 개시 전에 시범 출전한 국제 서킷 경주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으며, 오프로드 랠리 부문에서도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데뷔 첫해 우승을 비롯해 올해 2월까지 총 8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글로벌 최정상급 투어링카 대회인 ‘2018 월드투어링카컵(WTCR)’ 대회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현재 현대차의 모터스포츠 및 고성능 차량을 담당하는 외인들은 BMW 출신 비어만 사장 외에도 파예즈 라만 상무(BMW),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BMW M)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한편 이들 디자인 및 고성능 담당 임원들은 현대차그룹 특유의 ‘깜짝 인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모두 장수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영입으로 현대차그룹이 디자인과 성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게 사실”이라며 “향후 외인 영입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만큼 토종 연구진과의 시너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