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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시리즈·제네시스 출범…'지배구조 개편'이후 정의선이 제시할 해법은?

중국 판매량 회복 및 수소차 출시 위해 현장 경영 강화

기사승인 [2018-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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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선언하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를 해결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다음 숙제는 ‘중국’그리고 ‘수소차’로 좁혀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의선 부회장의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 승진, 현대차 이동 등 굵직한 일들을 겪을 때마다 그룹 당면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거나 행동으로 실행해 왔다. 조직 안팎의 기대감이 커진 만큼 재계는 정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보아오 포럼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은 중국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최대 외교행사 가운데 하나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과 맞물려서 개최된다.

아직까지 현대차는 정 부회장이 보아오 포럼에 참석할지는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정 부회장의 참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국은 현대차의 가장 큰 숙제인 판매량 회복과 미래차 활성화라는 두 가지 열쇠를 모두 쥐고 있다.

더욱이 최근 시 주석의 장기집권 체제가 구축된 만큼 정 부회장의 인맥활용에 따라 판매량을 사드 보복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중국이 사드보복 철회를 공식화한 만큼 현대차를 둘러싼 여건도 긍정적이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는 올해 중국에서의 판매량을 전년 대비 14% 이상 상승한 90만대, 45만대로 각각 설정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가장 강점을 보이는 친환경차에도 수소연료차인 ‘넥쏘’ 역시 조만간 중국에 출시된다.

중국은 ‘수소차 로드맵’에서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 충전기 100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2차 목표는 2030년까지 차량 100만대, 충전기 1000기 이상을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이 수소차 육성에 관심을 보이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시장 도전에도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현대차는 수소차와 전기차를 각국 상황에 맞게 수출하는 전략을 전사적으로 추진해왔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수소차를 선점할 수 있다면 글로벌 공략도 한결 쉬워진다.

한편 정 부회장은 그동안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오너가의 재빠른 행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선언한 만큼 조만간 정 부회장 주도로 전사적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배구조에 불편함을 내비쳤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도 받은 만큼 정 부회장의 활동 반경에 대한 제약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05년 기아차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의 책임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바 있다. 아울러 ‘디자인 경영’을 본격화 해 기아차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기아차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K5를 비롯해 K9·K7·K3 등 K 시리즈를 통한 판매량 및 영업이익 확대 역시 그의 작품이다.

현대차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2009년부터는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고성능 브랜드 ‘N’ 출범 등을 통해 현대차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또 외인 인력이 드물었던 조직에 해외의 전문가들(알버트 비어만, 루크 동커볼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을 영입한 것 역시 정 부회장이 깊게 관여했다.

이미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4곳의 등기임원으로 그룹 내 최다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또 국내외 굵직한 행사에 참여하며 그룹의 얼굴 역할까지 맡고 있다.<그래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