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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직원 연봉, 2013년 수준으로 회귀해야"

코리아 텐 빌린언 차트 "7000만원대 초반 수준이 경쟁력 갖춰"

기사승인 [2018-03-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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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한국지엠 르노삼성 인건비 비교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한국지엠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국내 자동차 매출 1위 기업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를 추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기준 퇴직급여까지 더한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한국지엠(9780만원)이 현대차(9390만원)보다 390만원 더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4~2016년 사이 한국지엠은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보다 2000만원 정도 높은 연봉을 받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한국지엠이 금융 지원을 받아 기업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직원 1인당 연봉은 8700만원에서 20% 정도 줄어든 7000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회귀되어져야 인건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2일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 데이터 센터인 ‘코리아 텐 빌린언 차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조사에서 도출됐다. 텐 빌리언 차트 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대차의 지난 2010년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사업보고서 기준 8012만원이었다. 이후 2011년(8934만원)→2012년(9433만원)→2013년(9458만원)→2014년 9683만원으로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9547만원, 9390만원으로 2년 연속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내 자동차 완성차 업체 중 사업보고서가 아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두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어떻게 움직여왔을까. 사업보고서와 달리 감사보고서에는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따로 명시되지 않는다. 때문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직원 평균 보수는 따로 계산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급여와 퇴직급여 금액을 더한 인건비를 전체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퇴직급여를 제외한 월급이나 상여금 등의 급여총액을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퇴직급여를 더한 인건비로 산출된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부터 살펴보면, 한국지엠의 직원 연봉은 지난 2010년 기준 6829만원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2010년 이후 평균 보수가 2016년까지 연속 6년 동안 오름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2011년(7346만원)→2012년(7789만원)→2013년(8041만원)→2014년(9052만원)→2015년(9494만원)→2016년(9785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지엠은 2016년에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 매출 1위 기업 현대차 직원 평균 보수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지난 2010년 기준 급여에 퇴직급여까지 더한 평균 보수가 7000만원 미만이었던 것이 6년 사이에 43.3%나 뛰었다.

이와 달리 르노삼성은 2010년 대비 2016년 평균 보수는 17.4% 증가하는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르노삼성의 인건비 증가 폭이 한국지엠보다 2.5배 정도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건비 증가 폭만 적은 게 아니었다. 평균 보수 금액에서도 한국지엠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지엠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르노삼성의 지난 2010년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6146만원이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6465만원, 706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2013년에는 5871만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2013년 직원 보수는 이전해보다 1인당 1189만원씩 적어졌다. 2014년과 2015년에는 6814만원, 7449만원으로 다시 올랐다가 2016년에는 7215만원으로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016년 한 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격차는 2570만원이나 차이 났다. 르노삼성 직원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한국지엠의 73.7% 수준에 불과했다. 거꾸로 한국지엠 직원들은 르노삼성 직원들이 받는 평균 보수액보다 35.7% 많이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3번 현대차 대비 평균 보수 비율 격차

퇴직급여를 제외한 급여(월급, 상여금 등)를 직원 수로 나눈 평균 보수 값도 한국지엠은 르노삼성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계산됐다. 2010년 기준 한국지엠의 직원 1인 평균 연봉은 6086만원이었다. 2011년(65032만원)과 2012년(6932만원)에도 연봉 6000만원대에서 움직였다. 2013년(7302만원)과 2014(7909만원)년에는 7000만원대로 올라섰다. 2015년(8494만원)과 2016년(8670만원)에는 8000만원대로 진입했다.

한국지엠이 6000만원 초반대에서 8000만원 후반대로 연봉이 뛰어오를 때 르노삼성의 연봉(퇴직급여 제외)은 더딘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5620만원이던 연봉이 2011년(5806만원)→2012년(5602만원)→2013년(5268만원)→2014년(5990만원)으로 5년동안5000만원대 폭에서 움직였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6645만원, 6546만원을 기록했다. 2010년 대비 2016년 르노삼성의 연봉은 16.5%만 오르는데 그쳤다. 2010년 이후 年평균 2.8%씩 연봉이 오른 셈이다. 이는 한국지엠이 年평균 7.1% 뛴 것과 비교하면 인건비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것이 확인된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연봉 격차만 놓고 보더라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10년에는 한국지엠이 르노삼성 직원보다 연 466만원 많이 받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6년 흐른 2016년에는 한국지엠이 르노삼성보다 직원 1인당 2124만원이나 더 많이 받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3년 이후부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직원의 연봉 격차는 2000만원 정도 차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앞서 분석된 직원 연봉 변동 현황만 놓고 보면 한국지엠에 다니는 근로자가 르노삼성 직원보다 급여를 두둑하게 챙겨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지엠은 지난 2014년 이후 경영 적자를 이어왔다는 점이다. 2014년 이후 누적된 영업적자만 1조3000억 정도 됐다.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직원 연봉은 꾸준히 증가하며 더 큰 경영 위기를 좌초하고 말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인건비 증가 폭과 속도를 경영 실적에 맞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경영 개선 확률은 낮아진다”며 “경영이 어느 정도 정상화 될 때까지는 향후 퇴직급여를 제외한 한국지엠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6년 8700만원에서 2103년 7000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번 르노삼성차보다 높은 한국지엠 1인당 평균 보수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