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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속전속결이 한국지엠 운명 결정한다?

2월말 임단협 결과가 '철수' 또는 '지속' 향방 가를 듯

기사승인 [2018-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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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군산공장 폐쇄<YONHAP NO-2482>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한국지엠 전북 군산 공장 입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한국지엠의 운명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군산공장 폐쇄를 선언하면서 “2월 말까지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론되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GM의 한국시장 철수, 최선은 한국지엠의 지속이다. 업계는 2월까지 완료키로 한 한국지엠의 임금 및 단체협약(아시아투데이 1월 30일자 보도)이 철수냐 정상화냐를 결정하는 방향키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9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주 내 노조와 임단협 3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7일 노사 상견례를 포함한 1차 교섭이, 8일에는 2차 교섭이 실시됐다.

통상적으로 4~5월 노사 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지엠의 임단협은 초스피드로 진행되는 셈이다. 임단협이 속도를 내는 이유는 사측과 노조측이 올해 임단협을 2월말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지난해 5월23일 임단협 첫 상견례를 가졌음에도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최종 타결은 232일 지나서야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위기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됐으며 내수 판매량도 전년 대비 26.6%나 감소했다.

따라서 빠른 노사합의는 GM의 ‘철수’ 혹은 ‘지속’ 결정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다. 노사합의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GM으로서는 매년 반복되는 노조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고, 철수 명분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노사협의를 통해 생산성이 담보될 경우 GM도 한국시장에 신차 투입 규모와 시기를 쉽게 결정하게 되고, 정부 지원을 받기도 훨씬 용이해진다.

문제는 군산공장 폐쇄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임단협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느냐다. 현재 한국지엠 노조는 22일 대의원회의에 총파업 안건을 상정키로 한 상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엠자본 규탄 및 대정부 촉구 기자회견’을 실시키로 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사측과 노조 모두 빠른 임단협에 공감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가 군산공장 폐쇄라는 변수로 임단협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 등은 GM 본사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GM은 설 연휴 직전인 13일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후 우리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 및 세금 감면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투명한 실사와 함께 GM이 신규 투자 계획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GM의 투명하지 못한 장부도 걸림돌이다. 한국지엠은 예전부터 미국 GM에 과도한 이자 지불을 한다는 의혹은 물론,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가 철수할 때에도 상당 비용을 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