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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V6의 감성 그대로, 가성비는 UP"… 캐딜락 CT6 터보 타보니

기사승인 [2017-12-24 19:30], 기사수정 [2018-01-0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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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 터보의 주행 모습./제공 = 캐딜락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캐딜락이 CT6의 트림을 프리미엄·플래티넘·터보로 세분화하고 라인업을 더욱 두껍게 가져간다. CT6는 캐딜락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의 중심에 선 대형 플래그십 세단으로 올해 1~11월 누적 기준 브랜드 전체 판매(1727대)의 37.7%를 차지하는 볼륨 모델이다. 캐딜락은 CT6의 견조한 판매를 바탕으로 지난 9월 사상 최대 월간 판매(216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연간 2000대 판매 돌파에 도전한다.

지난 15~17일 서울에서 출발해 여주와 원주를 각각 왕복하는 325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캐딜락 CT6 터보 모델로 2.0ℓ 터보차저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69마력, 최대토크 41kg·m의 성능을 낸다. 기존 CT6 3.6ℓ 대비 약 24% 향상된 10.2km/ℓ의 연비를 갖췄다.

CT6 터보는 기존 CT6의 고급스러운 내·외관을 유지하면서도 터보 모델만의 개성을 더했다. 5185mm에 달하는 긴 전장은 벤츠 S클래스의 길이(5120mm)를 가볍게 압도하며 1880mm의 전폭과 곧게 뻗은 보닛의 라인들은 운동선수의 단단한 어깨를 연상케 한다. CT6의 트레이드마크인 전면의 버티컬 타입 시그니처 라이트는 눈물을 흘리는 듯 독특한 인상을 줬고 방패 모양의 캐딜락 엠블럼은 V자 모양으로 뻗은 프론트 그릴과 조화를 이룬다. 후면의 경우 머플러를 오른쪽에만 배치해 기존 CT6와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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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 터보의 실내 공간./제공 = 캐딜락


실내 공간은 군더더기가 없다. 양쪽으로 넓게 뻗은 대시보드는 가죽으로 꼼꼼히 마감돼 차분한 느낌을 준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10.2인치 LCD 모니터의 시인성은 우수했고 송풍구 아래에 위치한 공조 버튼은 직관성이 뛰어났다. 변속기 옆 노트북의 터치패드와 비슷한 디바이스는 LCD 모니터와 연동돼 편리했지만, 스크린 터치가 작동 면에서는 좀 더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줬다. 암레스트(팔걸이)는 운전석과 조수석 양쪽으로 열렸고 덮은 상태에서도 USB 선을 뺄 수 있다는 점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가능해 편의성을 더했다.

CT6 터보의 계기판은 기존 CT6의 디지털 계기판과 달리 아날로그 방식을 적용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 작동을 위한 버튼이 적절한 위치에 배치됐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는 기존 CT6보다 크기가 작아졌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시트는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착좌감을 제공했고 특히 큼직하면서도 두툼한 느낌의 헤드레스트가 머리를 잘 받쳐줬다. 3m가 넘는 휠베이스(축간거리) 덕분에 2열 공간 역시 넉넉하며 좌석 중앙에는 220v와 12v 아웃렛, 2개의 USB 포트가 마련돼 있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433ℓ에 달한다.

CT6 터보에 탑재된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은 ATS·CTS에 탑재된 4기통 가솔린 엔진이다. 최근 터보차저 엔진의 보급으로 다운사이징이 대세가 되었다고는 해도 육중한 차체를 바탕으로 주행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여유로운 가속을 보여줬다. 기존 CT6보다 150kg가량 경량화를 실현한 데다 토크 역시 1.6kg·m 높아진 덕분이다. 시속 100km에서의 RPM(엔진 회전수)은 1600대로 준수했고 고속 영역에서도 출력의 아쉬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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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 터보의 실내 공간./제공 = 캐딜락


CT6 터보는 사륜구동 방식이 적용된 기존 CT6와 달리 후륜구동을 채택했다.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와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이 빠지고 한 단계 작은 타이어가 적용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했고 정숙성이 우수했다. 특히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노면의 충격을 받아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급코너링 구간에서는 언더스티어가 간헐적으로 일어나긴 했지만, 차체를 제어하는 능력 자체는 우수했다. 차체의 64%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강성이 요구되는 주요 부위에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시승은 코너링 능력을 시험하는 와인딩 코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어 모드로 진행됐다. CT6 터보의 주행 모드는 투어·스포츠·스노우 등 3가지다. 시승 후 최종 연비는 9.6km/ℓ로 공인연비(10.2km/ℓ)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캐딜락 CT6의 트림은 프리미엄·플래티넘·터보 등 3가지로 구성된다. 국내 판매 가격(부가세 포함)은 각각 7880만원, 9580만원, 69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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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출발해 여주와 원주를 왕복하는 325km 구간을 주행한 결과 공인연비(10.2km/ℓ)보다 낮은 9.6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사진 = 김병훈 기자